신아출판사(대표 서정환)에서 개화기부터 해방 전까지 발표된 전라북도 출신 작가들의 작품을 집대성한 '전북문학자료집'(4×6배판, 810쪽, 양장본)을 펴냈다.

수록 작가는 171명이고, 작품수는 527편(개화가사 3편, 시 177편, 소설 8편, 동요 199편, 동화 24편, 동극 2편, 평론 16편, 수필 78편, 전설 9편, 기타 11편)이다.

자료집은 유명 작가와 함께 작품집조차 출간하지 못한 무명작가들의 작품을 두루 실었다.

작품집을 발간한 작가들은 그것을 소개하는데 그치고, 문학사에서 거론되지 않았던 작가들의 작품집을 원문대로 수록하였다.

그 기준에 따라 개화가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이근영의 동요, 백양촌의 동극, 최승렬과 이대용의 시, 한상진의 동화를 포함하여 일제시대에 각종 현상문예를 통해서 등단한 작가들을 찾아볼 수 있다.

또 식민지 사회의 변혁운동에서 활동하는 동안에 문학작품을 발표한 부안의 신일용, 전주의 정우상, 군산의 박세혁, 김제의 박두언 등의 작품이 발굴되어 세상에 나왔다.

특히 이 자료집에는 그동안 한국의 근대시사에서 한번도 언급되지 않은 고창 출신의 시인 이성범을 찾아내었다.

그는 미당 서정주와 동학이고, 동인 활동도 같이 한 시우이자 친구였다.

해방 후에 그는 시작 활동보다는 범양사를 경영하며 사업가로 성공하였다.

그는 회사에 출판부를 따로 두어 문학서적을 출판해주었을 뿐 아니라, 과학 저널을 무료로 발행하여 과학자들의 경제 사정을 덜어주었다.

그밖에도 이 자료집에는 대를 이어 친일에 앞장섰던 군산 출신의 비평가 문원태의 작품도 찾아서 수록하고 있다.

한편 자료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작가의 이름을 좇아 가나다순으로 배열한 뒤에, 장르별 작품 목록을 색인으로 달아서 독자들이 찾아보기 쉽도록 배려하였다.

소년문사들의 작품도 빠뜨리지 않고 수록하여 문학 제도의 형성 과정을 살피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전북문학자료집’은 신아출판사에서 기획하는 ‘지역작가총서’의 결과물로 이 기획물은 연중 계속되어 김해강, 김창술 등으로 이어진다.

또 출판사에서는 ‘지역작가연구총서’와 학술지 ‘지역문학연구’ 등의 발간도 예정하고 있어 전라북도 출신 작가들의 출판 붐과 연구 분위기가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이병재기자 kanada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