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게 하는 나무/시가 된 나무/나무가 된 시//깊은 산 속에서/홀로 더디 자란/나무 같은 시詩 <‘시목 1’ 전문>

수필가 김경희가 세번째 시집 ‘시목(詩木)’을 발간했다.

글 읽을 때 기쁘고, 글 쓸 때 명상하는 생명이 되어 행복했다는 시인은 독서의 힘에 의지해 쓴 아마추어 시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렇지만 김경희 작가는 이미 두 권의 시집도 출간한 수필가이자 시인이다.

시집 ‘시목’은 여섯 부문으로 나누어져 있다.

1부는 ‘시목(詩木)’이라는 소제목으로 ‘시=삶’이라는 등식을 말해준다.

2부는 ‘그리움이 희망입니다’. 그리움은 누구나 기약이 없는 생활 속에서 용기를 주며 그리움은 또 위선이 없는 참 마음 간직한 채 하루를 보내는 희망 속에 생기를 불어 넣어준다.

그리움은 아픔도 슬픔도 괴로움도 싹이 트지 않는다.

3부는 ‘거실 풍경’으로 가족간의 행복을 얘기하고 4부 ‘봉정암 목탁 소리’에서는 목탁소리를 빌려서 ‘자기를 비운 삶, 곧 정성스러운 삶이야말로 무아의 삶’이라는 자신의 철학을 토로하고 있다.

5부는 ‘글이 밥 되지 않아도’로 자신의 문단에 대한 애착과 더불어 자신의 운명을 담담하게 수용하고 있다.

글이 밥이 되지 않지만/글 읽고 슬 쓰며 살아왔다//글이 밥이 되지 않아도/낟타처럼 운명처럼 살아왔다//활자만 축내고 산다면서도/두 눈 똑바로 뜨고 걸어 왔다//글이 밥 되지 않아도/글밥이 따로 없다고 생각하며 산다//글이 밥 되지 않아도/내겐 글이 삶이고 일이다

<‘글이 밥 되지 않아도’ 전문>

6부 ‘강천산으로 가 보라’에는 작가의 고향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안도(한국아동문학회 부회장) 시인은 작품 해설에서 “김경희의 시목은 동반자요 반려자다. 때로는 속삭여 주고 때로는 온기를 주며 때로는 미소를 지으며 포옹도 해준다. 그렇기에 항상 그와 함께한다. 이처럼 나 혼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더불어 존재하면 의미도 폭도 달라진다”고 말했다.

김경희 작가는 1985년 '월간문학' 신인상, 1986년 '한국문학'에 '나의 연하장', 1987년 '현대문학'에 '나그네'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

수필집은 '내 생명의 무늬'외 8권, 시집은 '햇살을 등에 지고', '태양의 이마'를 펴낸바 있다.

현재 전북교육문화회관에서 시수필반, 덕진노인복지관에서 수필창작반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병재기자 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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