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가 4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모악당에서 폐막식과 폐막작 ‘심플 라이프’의 상영과 함께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민병록 영화제조직위원장은 4일 결산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영화제는 4.11 총선,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여수 세계박람회, 버스 파업 등 어려움이 많았지만 관객 동원이나 운영 측면에서 선전했다”고 자평했다.

이날 조직위가 발표한 결산자료에 따르면 유료 관객수는 67,144명으로 지난해(67,095명)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좌석 점유율은 전체 좌석수의 증가(77,590석→83,877석)로 인해 지난해 86%에서 80.1%로 낮아졌다.

축제 측면에서도 33회에 걸쳐 진행된 공연과 관객파티에 대한 호응이 높았고 퍼레이드 등 다양한 포맷의 길거리 공연은 영화 관람이외에도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고 평가. 또 차별화된 풍성한 프로그램이 전 섹션에 걸쳐 고르게 인기를 끌었으며 여러 영화가 매진 사례를 기록, 영화제의 프로그램 구성이 전반적으로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고 자평했다.

이밖에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 전주 프로젝트 마켓(JPM)은 실질적인 영화제작의 완성을 지원하기 위해 상금 및 현물 지원 등을 대폭 확대했는데 전주 프로젝트 프로모션의 피칭행사나 인더스트리 컨퍼런스(Industry Conference)등이 큰 성과를 거두었다는 것. 다음 라운지(Daum Lounge)와 서포터즈 라운지(Supporters Lounge)에 빈백 설치 등의 휴게 시설 확대, 장애인 관람 편의시설 확대, 홈페이지 상단에 전주국제영화제에 대한 관객들의 SNS 대화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한 점들을 잘된 점으로 꼽았다.

하지만 영화제조직위가 결산 기자회견을 통해 ‘성공적’이라는 자평을 내놓고 있지만 아쉬움이 많다는 지적이다.

전주국제영화제는 32억원이라는, 전주시뿐 아니라 전북 최고 수준의 예산을 사용하는 축제라는 점에서 좀 더 나은 영화제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조직위 관계자들은 현재 전주국제영화제의 예산이 다른 국제영화제에 비해 아주 적은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어 ‘이 정도 예산에 이런 운영이면 성공’이라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영화제 운영에 대한 외부의 조언을 수용하기 보다는 모든 것이 예산 부족 때문이고 ‘예산만 더 주면 더 잘할 수 있다’는 최면에 빠져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례로 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전주영화제가 정체돼 있다’는 지적에 대해 예산을 들여 숙박, 교통 등 영화관련 인프라를 확충하면 유명한 영화인 초청이 수월해져 전주영화제의 정체감을 없앨 수 있다며 “인프라가 부족해서 전주영화제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전주국제영화제를 마니아들과 일반인들이 즐기는 영화축제가 아닌 영화마니아를 위한 프로그램을 우선적으로 진행하다 보니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32억원이나 들인 큰 행사에 참여하는 기회가 거의 없다는 점도 다시 한번 짚어볼 사안이다.

복수의 문화예술인은 “32억원의 예산 가운데 영화제 축제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역문화예술단체에 사용되는 금액이 얼마인지 공개된다면 창피할 정도”라며 “영화제측이 지역 문화예술을 끌어안는데 좀 더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이병재기자 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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