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실길 8. 지리산 신선 둘레길
마실길 8. 지리산 신선 둘레길
  • 이병재
  • 승인 2012.06.19 16: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5월 25일 산림청이 조성한 지리산 둘레길 800리가 열렸다.

지난 2008년 열린 매동마을에서 금계마을 구간 둘레길을 시작으로 영호남을 아우르는 지리산 둘레길은 경남 함양(23㎞)과 산청(60㎞), 하동(68㎞)을 연결해 전북 남원(46㎞), 전남 구례(77㎞) 등 274㎞ 3개 도, 5개 시·군, 117개 마을에 걸쳐있다.

반면 지난 5월 19일 개통된 지리산 신선 둘레길은 남원시가 조성한 둘레길로바래봉 기슭인 남원시 산내면 장항리에서 시작되는 길.

코스는 1코스(장항리~원천마을~팔랑마을~팔랑치~바래봉)와 2코스(장항리~원천마을~팔랑마을~내령마을~뱀사골~학천~덕동~달궁)가 있다.

지리산 토비스 콘도 옆에 있는 마을이 바로 원천마을. 지리산 뱀사골로 가는 길목 해발 350m이상 고지대에 위치한 마을로 산촌생태마을로 지정된 곳이다.

마을 입구에 커다란 안내판과 꽤 넓은 주차장을 갖추고 있어 처음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마을안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담쟁이 덩굴을 옷처럼 입고 있는 돌담이다. 마을 안내판에 적힌 설명에 따르면 ‘땅을 파면 50% 이상이 돌이며 그 돌을 가지고 담을 만들었고 펴평하게 눕혀서 쌓은 전통방식과 (일제가 들여온)산사태 방지를 위한 사방을 쌓을 때 이용하는 방식이 혼재돼 있다.’고 한다.

담 높이가 낮아 이웃간에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안부를 물을 수 있다는 설명도 빠트리지 않는다.

돌담외에 원천마을 볼거리는 사과나무가 가득한 과수원. 자두 크기만한 사과들이 엷은 홍조를 띠고 있다.
내년 5월쯤 이 곳에서 ‘사과꽃 축제’도 개최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꼭 축제가 아니더라도 내년 봄 여기 지리산 신선 둘레길에서사과꽃의 향연을 구경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마을을 벗어나는 길은 짧지만 경사가 급하다. 마음의 여유를 살짝 빼앗는다. 마을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작은 쉼터가 있어 잠시 숨을 고른다. 여기서부터는 임도다. 중간에 벌목장이 있어서 인지 바닥이 온통 뒤집어져 공사장 길 같다.

또한 둘레길 곳곳에 ‘둘레길 농작물은 농부의 땀’이라며 그냥 눈으로 보고 지난달라는 간곡한 당부가 담긴 표지판이 걸려 있다. 전국 어느 둘레길에서나 발생하는 이런 우려가 언제나 사라질까.

원천마을에서 40분쯤 걸으면 곰재에 도착한다.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곰이 하늘을 쳐다보고 누워있는 형상으로 이 곳이 곰의 젖에 해당하는 명당이란다. 경주 최씨가 묘를 써 자손들이 번창했고, 묘 옆의 소나무는 곰솔로 불리우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소원성취 곰솔이 됐다고 한다.

곰솔이 아니더라도 이 코스는 우거진 소나무가 일품이다. 둘레길 옆 잘 자란 소나무 숲에서 뿜어내는 솔향은 둘레길에서 만나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조금 더 가면 지리산 산신령이 천왕봉으로 가는 도중에 마셨다는 참샘을 만난다. 산신령이 물을 마시고 마음이 깨끗해져 이 곳을 ‘참샘’이라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참샘 주변 환경이 깨끗하지 못하다. 그냥 눈으로 마셔볼 수 밖에. 외령 0.7㎞, 장항 3㎞, 바래봉 6.5㎞.

길이 가파르다. ‘울고 넘는 눈물고개’라고 하더니 그럴 만하다. 특히 한국전쟁이 끝나고 풀뿌리로 연명하던 시절 마을주민들이 화전을 일구어 수확한 감자, 고구마, 담배 등을 지게에 지고 이 고개를 넘으면 저절로 탄식과 눈물이 흘러내렸다 하여 ‘울고 넘는 눈물고개’라 했단다.

하지만 힘겹게 올라 온 고개인 만큼 지리산 능선 조망이라는 선물도 있다.

맑은 날이면 오른쪽부터 세걸산, 노고단, 반야봉, 삼도봉, 연하천이 보인다. 안내판에 자세한 능선 지도가 담겨 있어 봉우리 구별이 어렵지 않다.

눈물고개에서 20분을 채 못가면 ‘바래봉 5.6㎞, 장항 3.9㎞, 내령 1.2㎞’ 표지판이 나온다. 이곳이 ‘외령 0.7㎞’와 함께 코스를 벗어날 수 있는 지선이다.

소나무가 가득 들어선 내령쪽 길을 내려가면 ‘내령교’에 닿는다. 하지만 현재(6월 15일) 내령교쪽 길은 폐쇄됐다. 땅 주인이 쇠 철조망을 쳐 놓고 나무다리도 부숴놓았다. 길을 막아놓은 모양새가 보는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남원시에서는 땅 주인이 ‘합의 후 번복했다’고 설명하고 다른 길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이병재기자 kanadasa@

▲지리산 신선 둘레길
△1코스:장항리(1.5㎞)원천마을(4.3㎞)팔랑마을(2㎞)팔랑치(1.7㎞)바래봉
△2코스:팔랑마을(2㎞)내령마을(3㎞)뱀사골(1.2㎞)학천(2㎞)덕동(1.8㎞)달궁
▲버스
남원→뱀사골(첫차 오전 7시 30분, 막차 오후 8시). 뱀사골→남원(첫차 오전 6시 45분, 막차 오후 6시 25분). 남원시외버스터미널 건너편 승차, 원천마을 입구 하차. 하루 11회 운행(약 1시간~1시간 20분 간격 배차)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