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푼집(대표 권영호)’은 숨 가쁜 일상에 쉼표하나를 찍는 곳이다. 누구나 쉽게 찾아가, 쉽게 어머니 손맛 물씬 나는 음식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도, 재료도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밥 한 끼 먹을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전주시 우아동에 위치한 이집의 주재료는 돼지고기다. 돼지고기는 서민들이 가장 많이 즐겨 찾고, 먹는 음식재료다. 일반 가정은 물론, 전국 어디에서나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음식 중 하나다. 흔한 음식인 만큼 남들과 차별된 맛을 내기도 어렵다. 특정 지역에서만 나오는 별미도 아니고, 특별한 비법이 없어도 만들 수 있는 것이 돼지볶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푼집’은 이런 돼지볶음 하나로 전주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집이 있다.

이 흔한 재료로 ‘양푼집’은 무슨 맛을 내고 있을까?

‘양푼집’의 특징은 음식이 양푼에 담겨 나온다는 것이다. 양푼은 음식을 담거나 데우는 데 쓰는 그릇, 그릇 둘레의 높이가 낮고 아가리가 넓은 그릇이다. 우리가 흔히 먹는 일반 밥그릇보다 조금 더 큰 그릇인 셈이다.

이 양푼에 돼지볶음이 담긴다. 돼지볶음은 이전부터 서민들이 즐겨먹었던 음식이다. 그런 만큼 이곳을 찾은 손님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권영호 대표는 “양푼집은 지난 2007년부터 문을 열었지만 28년 전 어머니가 집에서 만들어왔던 돼지볶음을 판매용 음식으로 만들어 지금의 양푼집을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양푼집을 운영한지 갓 7년이 지났지만 지금은 나이에 상관없이, 특히 일상에 지친 서민들이 찾아와 소주한잔 반주, 양푼 속에 담긴 돼지볶음 쌈으로 하루일과를 내려놓는 곳이 됐다.

특히 돼지볶음은 대중적으로 즐기는 이 집의 인기 만점 메뉴로 자리 잡았다. 밥 위에 올라가는 제육볶음과 같은 음식처럼 보이지만 양푼집의 돼지볶음은 뭔가 색다른 맛이 있다.

두툼한 돼지고기와 매콤하지도 짜지도 않은 구수한 양념 맛, 여기에 콩나물사리까지 넣으면 ‘양푼집’만의 돼지볶음이 완성된다.

우선 다른 곳과 달리 맛을 선택할 수 있다. 1단계 보통 맛, 2단계 약간매운맛, 3단계 매운맛으로 단계별로 맛을 선택할 수 있다. 개인의 입맛에 따라 돼지볶음 조리가 가능하다. 같은 재료가 들어간 돼지볶음이라 할지라도 매운맛의 정도에 따라 손님의 입장에서는 얼마든지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무엇보다 양푼 속에 담긴 돼지볶음은 양념 맛이 다르다. 매운 맛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맵지도, 짜지도 않은 양념 맛이 일품이다.

이 집 다진양념은 파, 마늘, 고추 등 10가지 이상 재료로 만든다고 한다. 그러나 권 대표는 “나만의 ‘양념’ 재료는 공개할 수 없다”며 비법은 숨겼다.

특히 양푼돼지볶음은 28년에 걸쳐 수천 번의 조리를 거듭해 완성된 어머니 손맛으로 만들어진다고 하니 핵심 비법인 ‘양념 비법’은 숨길만 했다.

이밖에도 어머니 손맛으로 무치고, 담가 내놓는 밑반찬은 집에서 먹는 밑반찬과 같다. 젓가락 갈 것 없는 밑반찬이라 나무랄 수도 있지만 내놓은 밑반찬 또한 서민적이고, 정감 있다.

호화스런 인테리어가 갖춰진 공간에서 고요한 클래식 음악과 함께 유능한 쉐프들이 만들어 내놓는 음식을 먹는 공간은 비록 아닐지라도 이곳은 길들여진 우리의 입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양푼에 담긴 돼지볶음 요리를 다 먹은 후에는 남아있는 소스에 밥을 볶아 먹는다. 이 맛도 또 다른 별미다. ‘양푼집’에 와서 부족하게 먹는 경우는 아마 없을듯하다. 저녁시간이후로는 양푼돼지볶음 안주와 함께 소주 한잔씩 기울이며 지인들끼리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덤이다.

‘양푼집’에서는 ‘양푼돼지볶음’과 함께 ‘양푼김치갈비전골’, ‘양푼백반’, ‘양푼비빔밥’, ‘양푼콩나물국밥’ 등의 메뉴도 골라 먹을 수 있다.

이들 메뉴는 가격대도 저렴해 부담 없이 어머니 손맛이 담긴 음식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무엇보다 믿을 수 있는 건 주재료인 돼지고기와 밥, 밑반찬 재료 모두 국내산으로만 쓴다.

‘양푼돼지볶음’은 입맛이 없어지는 여름철에 어울리는 간단하면서 맛도 있고 영양도 풍부한 음식이다. 도톰한 돼지볶음에 콩나물까지 곁들여져 아삭아삭 씹는 식감도 좋다.

권 대표는 “이제는 문의전화도 많고, 찾아오는 손님들도 꽤 많아졌다”며 “메뉴를 더 늘려달라는 단골들의 요청도 있었지만 ‘양푼’이란 특징 속에 담긴 어머니 손맛으로 내놓는 양푼돼지볶음 하나로 전통을 이어가고 싶다”며 돼지볶음 요리에 대한 자부심을 보였다. /윤승갑기자 pepe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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