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기록을 통한 지역현대사의 재구성’을 연구의 목표로 설정하고 있는 전북대학교 쌀‧삶‧문명연구소 SSK개인기록연구실(책임연구원 고고문화인류학과 이정덕 교수)에서 그 동안의 성과를 모아 개인기록 연구총서 '창평일기' 1, 2권(도서출판 지식과교양)을 출간했다.

SSK개인기록연구실은 지금까지 주로 공식기록에 의존해 온 역사와 사회연구의 범위를 넘어서기 위하여 일기, 회고록, 사진, 메모 등 개인기록을 통해 동아시아의 압축적 근대성의 특징을 일상생활의 영역에서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 작업은 국가간 비교를 통해 서구와 다른 동아시아의 근대화를 해명하고 궁극적으로 서구중심적 근대 개념을 해체․재구성하는 방법론의 정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창평일기' 1, 2권은 그동안 진행된 분석 작업의 일부를 모아 정리한 것이다.

'창평일기'의 저자는 임실군 신평면 출신 고 최내우(崔乃宇, 1923~1994) 옹이다.

최 옹은 1969년부터 1994년까지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자신의 생활을 일기에 꼼꼼하게 적었다.

24년에 걸쳐 기록된 최 옹의 일기에는 당시 농촌지역 주민들의 생활과 영농활동, 그리고 사회적 관계 전반에 관한 내용들이 세세하고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즉 이 일기는 한국 근대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농촌사회의 변화상을 꼼꼼하게 묘사한 역사적 기록인 동시에 농민의 생활상의 변화를 담은 삶의 기록이다.

또한 그는 192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의 삶을 회고한 '월파유고'를 남겼다.

이 회고록에는 일제 강점기와 해방, 한국전쟁 시기를 거치면서 마을 공동체가 겪은 갈등과 화해, 해체와 변화의 과정이 고스란히 들어 있어서 현대사 연구의 소중한 자원을 제공하고 있다.

'창평일기'는 이런 점에서 1920년대부터 1980년까지의 전북 현대사를 미시적 관점에서 기록한 매우 중요한 지역 현대사 자료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출간된 '창평일기' 1권에는 연구팀의 일기 분석을 정리한 ‘해제’와 '월파유고' 전문이 실려 있다.

그리고 '창평일기' 2권에는 1969년에서 1980년까지의 일기 전문이 실려 있다.

/이병재기자 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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