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보육예산이 지난 7년간 크게 늘었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육아정책연구소 권미경·도남희·황성온 연구원이 공동 연구한 'OECD 회원국의 보육서비스' 보고서에 따르면 '2011 OECD 패밀리 데이터베이스(Family Database)'에서 우리나라 보육예산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0.4%로 OECD 평균인 0.6%를 하회했다.

만 5세 미만 아동들을 위한 OECD 회원국들의 보육예산 평균은 GDP 대비 0.6%였다. 덴마크(1.3%), 스웨덴(1.1%), 영국(1.1%)이 가장 높았고 프랑스(1.0%), 노르웨이(0.95%), 핀란드(0.9%)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0.4%로 OECD 회원국 39개국 중 30번째를 기록했으며 우리나라보다 낮은 곳은 일본(0.3%), 캐나다(0.2%) 등 9개국에 불과했다.

OECD 회원국들의 아동 1인당 보육비용은 평균 6111달러(2011년 6월14일 기준 한화 662만원)였다.

핀란드(9838달러)가 제일 많은 공적 보육비용을 지급했고 스웨덴(9555달러), 영국(7818달러), 프랑스(7537달러), 호주(6835달러), 이탈리아(6184달러) 등도 OECD 평균보다 지급액이 많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아동 1인당 보육비용은 OECD 평균보다 훨씬 낮은 1129달러로, 독일(4398달러)과 일본(3890달러)보다도 월등히 낮았다.

특히 현금지원과 시설을 통한 서비스 지원, 조세혜택 지원 등 각 유형 보육비용 지원금액을 모두 합할 경우 프랑스, 영국, 스웨덴은 각 국 GDP의 3%를 넘었고 핀란드, 호주, 독일은 OECD 국가 평균 2.2%을 웃돌았다.

이에 반해 스페인(1.47%), 이탈리아(1.40%), 뉴질랜드(1.30%), 일본(1.30%)였으며, 한국은 0.66%로 최하위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연구소는 이번 OECD 보고서가 2007년 기준 통계를 활용해 최근의 변화 내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점을 감안,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의 지난해 보육통계 자료를 토대로 자체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GDP대비 보육예산'은 지난 7년간 3.5배나 급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9년 3조5700억원에 불과했던 우리나라의 총 보육예산은 2010년 5조6100억원, 2011년 6조59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GDP 대비 보육예산 비율도 2005년 0.15%에서 2009년 0.34%로 약 2배, 2010년(0.48%)에는 2005년 대비 3배, 2011년(0.53%)에는 약 3.5배로 각각 증가했다.

특히 2007년 아동 1인당 정부의 공적 보육비용이 약 125만원에서 2011년에는 약 400만원으로 눈에 띄게 늘었다.

최근 2년간 보육서비스 예산 항목별 비율을 살펴보면 영·유아보육료 지원 사업 부분이 전체 보육예산의 약 80%로 다른 사업에 비해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국공립 및 법인, 영아 전담 등의 어린이집 종사자 인건비 지원항목이 15% 정도로 높았다.

반면 어린이집을 이용하지 않는 아동에 대한 양육수당 지원은 전체 보육예산의 3.5% 수준에 불과해 우리나라의 보육예산 중 '시설을 통한 서비스 지원'비중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보육 관련 통계와 자료가 OECD 회원국에 비해 상당히 빠르게 업데이트돼 국제적으로 보고되는 자료가 현재 우리의 보육과 유아교육의 상황을 대변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며 "우리나라는 OECD 국가들의 공적 보육비용 지출 금액의 평균에 아직 도달하지 못했지만 최근 보육정책의 확대로 해마다 지원비가 빠르게 상승해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보고서는 “국가의 보육시설을 통한 비용 지원은 부모의 자녀양육의 부담감을 줄여주고 이는 출산율 상승과 같은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하지만 현재 안정된 출산율을 유지하고 있는 일부 OECD 국가들의 보육비용 정책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 보육비용 지원제도의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오랜 기간을 보장하는 양육수당에 대한 체계적 도입과 가구 소득·자녀 수·부모들의 근로시간을 고려한 차등적 보육료 지급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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