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의 숨은 비경 구룡계곡을 아시나요

▲ 구룡계곡은 남원시 주천면 호경리에서 덕치리까지 펼쳐져 있는 약 3km구간의 협곡으로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자연이 그려 놓은 그림보다 아름다운 그림은 없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남원시 주천면에 위치한 지리산의 숨은 비경 구룡계곡이 아닐까 싶다.

구룡계곡은 남원시 주천면 호경리에서 덕치리까지 펼쳐져 있는 약 3km구간의 협곡으로 곳곳에 기암절벽과 반석, 그리고 소(沼)가 있어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가을단풍이 살짝이 내려앉기 시작한 구룡계곡은 크고 작은 바위돌과 맑은 물, 이름모를 산새, 철 잊은 나비와 잠자리, 겨울준비에 바쁜 다람쥐 등이 어우려져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무엇보다 구룡계곡이 사랑을 받는 것은 접근성이 좋고, 완만하며, 탐방로가 계곡에 접해 있어 맑은 물소리를 들으면서 산행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접근성도 좋아 쉽게 가을을 접할 수 있는 보기 드문 명소이다.

구룡계곡 초입에는 춘향전의 주인공인 춘향의 묘가 있다. 양지바른 남향으로 아담하게 자리잡은 춘향묘에서 남원이 사랑의 고장임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다.

춘향묘를 지나자 마자 용호서원(龍虎書院)이 반긴다. 용호서원은 1927년 원동향약(源洞鄕約)에 소속된 유림의 선비들이 주축이 돼 설립했다. 용호서원은 지금도 음력 3월 15일 지역의 유림이 참여해 제향을 올린다고 한다. 용호서원은 흔하지 않게 탱자나무로 담장을 둘렀다. 탱자나무에는 누렇게 익은 탱자가 깊어가는 가을이 아쉬운 듯 매달려 있다.

용호서원을 지나자 마자 구룡계곡의 시작점인 학선대가 나온다. 여기서부터 구룡계곡까지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맑은 물과 곱게 물든 단풍을 볼 수 있다. 특히 구룡계곡은 탐방로가 완만하고 잘 정비돼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산행을 즐길 수 있다.


한선대에서 15분쯤 오르면 구룡계곡의 제 4곡(曲)인 ‘구시소’가 나온다. 떨어지는 물살에 패인 바위의 모양이 마치 소나 말의 먹이 통인 구유처럼 생겼다하여 남원지방 상투리인 구시를 써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밖에 ‘챙이소’, ‘유선대’, ‘지주대’, ‘비폭동’ 등 맑고 투명한 소(沼)가 탐방객들을 맞이한다.

특이 비폭동은 구룡계곡 9곡 중 제 7곡으로 반월봉에서 흘러내린 계곡물이 물보라를 일으키는 모양이 마치 용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처럼 보인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리산에서도 보기 드문 장관이다.

계단을 따라 조금 오르면 구룡계곡의 9곡인 구룡폭포가 가을임에도 힘찬 물줄기를 쏟아낸다. 길이 30여m인 구룡폭포는 구룡계곡의 백미로 흔들다리에서 감상하는 물줄기는 마음속 깊이 싸인 스트레스를 말끔히 쓸어가기에 충분하다.

/남원=장두선기자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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