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장기화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전북지역 자영업자 수가 급증하는 가운데, 이러한  증가세가 오히려 지역 경제와 사회에 부담을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영업 창업이 특정 업종에 집중되는 ‘고밀도화’에, 자영업자의 연령대가 갈수록 높아는 ‘고령화’, 부채 상황이 악화되는 ‘고부채’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자칫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북의 경우 자영업체 증가율이 전국에서 2위를 기록해 전년대비 6.9%라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최근 은퇴를 맞이한 세대가 생계유지와 노후준비 등을 이유로 자영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북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최근 중장년층이 본격적 은퇴시기를 맞고 있는데 반해, 청년 취업 시기가 늦어지면서 은퇴자들이 생계유지를 위해 다시 경제전선으로 뛰어들 수밖에 없다”며 “전문 기술이 없는 은퇴자들이 재취업이 여의치 않아 자영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급증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자영업자가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특정 업종에 몰리면서 경쟁이 격화돼 자영업의 안정적 소득 확보를 저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으로 국내 자영업자 수는 580만3천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2% 증가한 걸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9.8%↑), 사업·개인·공공서비스(9.6%↑) 등의 증가세가 높았고, 숙박·음식점업(1.0%↑)도 상승했다.

반면 제조업(3.1%↓), 농업·임업·어업(2.1%↓), 전기·운수·통신·금융(1.8%↓), 도·소매업(0.4%↓) 등은 하락했다.

지난해 겨울 송천동 한 아파트 단지 인근에 프랜차이즈 통닭 배달점을 차린 A씨(54)는 최근 경쟁업체들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급감해 생활고를 겪고 있다.

A씨는 “처음 가게를 열었을 때는 그럭저럭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을 만큼은 벌었는데, 올해 같은 업종의 가게가 3개나 늘어나면서 매출이 반 토막 났다”고 말했다.

지역 청년창업센터 관계자는 “청년 창업의 경우에는 창의적 아이템이 돋보이는 다양한 방면의 창업을 선호하고, 같은 업종이라 하더라도 차별화 컨셉을 무기로 한다”며 “하지만 퇴직자가 대부분인 중장년층 창업은 몸이 힘든 업종을 하는데 한계가 있고, 안정적인 것을 선호해 이미 레드오션을 이루고 있는 커피숍, 편의점, 숙박업, 음식점 등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병선기자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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