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영 시평 에세이 '시는 벅차다' 출간


시인 정우영이 시평 에세이 ‘시는 벅차다’(도서출판 우리학교. 1만4천원)를 펴냈다. 정우영 시인의 시평에세이는 ‘시와 사람 사이에 길을 내고 싶다. ’는 바램으로 동시대 시인들의 시를 찾고 닦고 쓰다듬어 세상에 되살려내는 작업이다.

시인의 작업이 꽃그늘 속 피어오르는 설렘처럼 더욱 벅찬 의미를 발하게 된 까닭은 시인이 암 투병 중이기 때문이다.

시인은 동시대 우리 시와 호흡하며 더 이상 병에 쫓기거나 죽음이나 소멸의 공포에 휘둘리지 않게 되었음을 오롯이 고백한다.

죽음, 소멸, 종말이란 단어에 이미 몸과 마음을 강타 당한 바 있는 정우영 시인은 여리고 순한 ‘애콩’같은 우리 아이들이 옥상에서 내지르는 ‘슬픈 인사’를 외면하지 못한다.

방사능과 같은 전지구적 재난에의 공포, 사대강과 새만금에 자행된 환경 파괴, 자본의 탐욕이 무너뜨린 일상과 모성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때문에 시인은 그늘진 곳, 상처 난 곳, 시비하는 곳에서 다른 무기 없이 오직 보드라운 시의 속살로만 맞서는 시의 현장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독자들은 정우영 시인이 소개하는 동시대 시인들의 시를 통해, 시는 세상을 벼리고 삿됨을 잘라내는 무기인 동시에 사람을 위무하는 무기라는 그의 시평을 통해 우리가 발 딛고 선 삶의 자리를 아프게 확인할 수 있다.

“인간사 제반 문제는 인간이 자연의 일부임을 스스로 망각하거나 거부하는 데서 발생한다.

자연에서 분리된 도시의 삶은 인간 정신을 얼마나 피폐하고 왜곡되게 만들고 있는가. 그러므로 우리가 잃어버린 인간 본성을 조금이라도 되찾기를 원한다면, 우리의 몸을 대문자 자연을 향해 돌려 세울 필요가 있다.

이 책에 실린 시들은 인간의 고향이 자연이라는 것을 감동적인 언어로 일깨워준다.”<소설가 현기영>

/이병재기자 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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