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의 매입과 쌀의 판매가격을 많이 올린 RPC에게 자금지원 등에서 불이익을 주겠다는 농림수산식품부 방침에 대해 도내 RPC(미곡처리장)업계들이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특히나 올해는 가뭄과 태풍 등으로 농민들이 쌀값 상승에 대한 기대치가 큰 현실에서 정부가 RPC 지원금을 빌미로 실질적인 쌀값 통제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다.

김제의 한 RPC 관계자는 “매입가격과 판매가격으로 실질적인 RPC 경영평가 점수를 산정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사실상 정부가 쌀값을 통제하는 것”이라며 “벼 매입가격을 시가보다 낮추라면 그 파장과 손해를 농민들이 다 감당하려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정부가 너무나 농민들의 형편을 헤아리지 못하고 이런 방식으로 쌀값 억제 정책을 쓰면 내년 쌀 재배면적은 갈수록 감소 폭이 커질 것이며 결국은 농가소득 감소로 농사를 접는 농민들만 양산시킬 뿐”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이번 농식품부의 경영평가 개선안이 쌀 수탁판매제 활성화 조치에도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쌀값 통제에 직접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도가 분명하다”며 “이는 쌀값을 시중에 맡기는 수탁판매제 방식과도 맞지 않으며 이러한 물가 우선 정책이 이제야 겨우 정착해가는 수탁판매제를 다시 후퇴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완주의 한 RPC 대표는 “쌀 판매가격까지 경영평가 항목에 넣었다는 것은 정부가 쌀값을 통제하고 싸게 판매하라는 압박 아니냐”며 “단경기 쌀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 없이는 절대 수탁판매제는 이루어질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아울러 수확기에 갑자기 RPC 경영평가 방식을 바꾸려는 점에 대해서도 불만이 쏟아졌다.

도내 한 RPC 대표는 “벼 매입작업이 한창인 상황에서 준비할 시간도 주지 않고 경영평가 지표를 변경하면 그 피해는 결국 우리가 감당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계획물량의 60% 이상을 매입했고 가격까지 결정된 마당에 앞으로 어찌 해야 될지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며  “올해는 기존 평가방식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서병선기자 sbs@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