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손해보험사들에 가맹점 수수료율을 최대 30% 인상한다고 통보하면서 양측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양측의 갈등으로 애꿎은 고객들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2일 도내 금융권에 따르면 일부 카드사에서는 삼성화재를 비롯한 대형 손보사들에 가맹점 수수료율을 최대 30% 이상 올리라고 통보했다.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개정 여신금융전문업법(여전법)을 근거로 삼성화재에 수수료율을 기존 2.0%보다 0.4%포인트 올린 2.4%를 제시해 20%의 인상율을 보였다.

다른 카드사에서는 삼성화재에 2.7%를 새 수수료율로 제시할 계획이어서 기존보다 35% 가량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동부화재의 경우 기존 2.0%에서 2.4%로, LIG손해보험은 2% 초반대의 수수료율을 2% 중반대로 조정하겠다고 각 카드사로부터 통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카드사의 수수료율 인상 요구에 손보사들은 즉각 반발하며 수수료율 인상 철회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카드 수수료를 깎아 자동차보험료를 내리려던 손보사들은 철회 요구가 거부되면 아예 보험료 카드 결제를 없애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한 해 손보사들이 카드사에 내는 자동차보험료 수수료는 2천500억 원에 달한다. 수수료율이 평균 2.7%까지 올라가면 750억 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카드사와 보험사의 수수료율 분쟁에 결국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손보사들 입장에서는 카드 결제 수수료율이 인상된 이상 자동차보험료 역시 올려야 할 상황을 맞기 때문. 실제로 손보사들은 지난 4월 가계 부담을 덜고자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2.6% 내린 데 이어 기존 카드 수수료를 깎아 하반기 보험료 인하에 쓰기로 의견을 모은 상태다.

그러나 수수료율 인상 통보로 내년에 자동차보험료를 내리기는커녕 인상해야 할 상황을 맞게 됐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 수수료를 낮춰 혜택을 고객에 주려고 했는데 물거품이 됐다”면서 “올 여름 태풍 피해 등으로 5천억 원 이상의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서 카드 수수료까지 급증하면 자동차보험료 수준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대연기자 eo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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