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대학가 원룸촌 주택 소유주들의 신규 월세 수요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6일 지역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북대 인근에 원룸 소유주인 박모(57)씨는 최근 보증금을 주변 원룸의 보증금 수준에서 파격적으로 낮췄다.

신규주택 원룸의 경우, 500만원에 달하는 보증금이 필요하지만 이 원룸은 보증금을 300만원으로 내렸다. 그렇게라도 해야 빈 방을 채울 수 있을 것 같아 박씨는 주위의 눈치를 아랑 곳 하지 않고 어렵게 결단을 내렸다.

  효자동 전주대학교 인근 원룸 소유주인 강모(62)씨는 주변의 다른 원룸과 달리, 월 세입비에 해당하는 관리비의 항목을 줄여주고 그만큼 월세부담을 줄였다.

일반적으로 소유주가 세입자에게 부담케 했던 전기요금과 인터넷비용을 제해   기존 월 세입비인 37만원에서 3~4만원을 낮췄다.

이처럼 대학가 원룸촌의 수요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데는 단기간에 우후죽순으로 들어 선 원룸들과 거기에다 도시형 생활주택의 공급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요즘 대학가 주변에선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이 인기이다. 그 전의 원룸에서 생활해 왔던 학생들이 이제는 좀 더 안전하고 편안한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자녀들을 타지로 보낸 학부모들이 실제적으로 임대 대신 분양을 받는 경우도 많다. 자녀가 학교를 다니는 동안의 자취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 이다.

그 비용이면 차라리 대출을 끼고 분양 받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는 것. 도시형생활주택의 경우 빌라형 및 단독주택형 원룸보다도 월세부담이 월 5~10만원가량 비싼 반면 방범 설비가 갖춰져 있어 여학생들에 인기를 끌고 있다.

금암동에서 10년이 넘게 대학생 대상 원룸을 운영하고 있는 조모(59·여)씨는 “도시형생활주택과 신규 다가구 주택으로 인해 비어있는 방이 늘었다”며 “갈수록 학생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일반적인 서비스에는 시선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월 세입비가 15만원가량의 반지하 원룸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이를 찾는 학생이 많지 않다는 게 부동산업계 관계자의 귀띔이다.

효자동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이제 일반적인 대학가 원룸이나 다가구 주택은 신규로 지어져 생활 시설이 모두 풀옵션으로 완비된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한층 업그레이드 된 원룸에 밀려 수요가 시들해져 파격적인 조건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병선기자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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