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소라 박사 소장 한국근대문학 도서 초대전

▲ 허소라 박사가 소장중인 한국근대문학 도서들.

1930년 창간된 시 동인지 ‘시문학’. 신석정, 박용철, 김영랑, 정지용, 정인보, 이하윤, 변영로, 김현구, 허구 등 한국시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들이 참여한, 시를 언어의 예술로 자각한 참된 현대시의 시발점이 된 동인지. 이러한 ‘시문학’을 비롯, 1929년에 발간된 이광수, 주요한, 김동환의 ‘三人詩歌集’, 주지주의 문학론으로 1930년대 문단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던 김기림의 시집 ‘바다와 나비’등 약 100여 종의 한국근대문학의 귀중한 도서가 전시된다.

전라북도문학관(관장 이운룡)이 송년 기획전시로 13일부터 20일까지 마련한 ‘허소라 박사 소장 한국근대문학 도서 초대전’이 바로 그것. 많은 희귀도서를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시단의 원로 허소라 석정문학관장이 청년기부터 모아 간직하고 있는 도서 중 특별히 192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우리 근대문학의 중요도서 중 엄선하여 전시를 여는 것이다.
 

주요 전시 도서는 ‘흙’(이광수, 한성도서, 1933), ‘골동품’(황순원 제2시집, 한성도서, 1936), ‘기상도’(김기림 장시집, 창문사, 1936, 장정을 李霜이 했음), ‘탁류’(채만식, 박문서관, 1939, 2원), ‘청록집’(박목월‧조지훈‧박두진, 을유문화사, 1946), ‘가람 시조집’(가람 이병기, 백양당, 1947), ‘청마 시집’(유치환, 문성당, 1954). 허 시인은 “지난 6‧25동란 때 굶주림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읽을거리의 부재였다.

거의가 전차(電車)나 인력거 타고 다니던 시절에 쓴 작품집이건만 어쩌면 그렇게 되살아나 나로 하여금 자다가도 광란난 가슴처럼 벌떡벌떡 일어나게 하는지 미칠 노릇이었다.

결국 앞서간 문인들의 훌륭한 작품들을 통해 나는 ‘견딜 만한 것에는 사랑을 주지 않는’법을 배웠다. 그게 얼마나 큰 낭비인가를 깨닫게 되었다. 고백건대 본인은 전문적인 서지학자나 장서가가 아니다. 다만 문학이 좋아 고교 시절부터 틈틈이 책을 모았을 뿐이다”며 전시 소감을 밝혔다.
 

허소라 박사

이운룡 관장은 “이번 전시는 우리 근대문학의 발전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며 “지역의 문인, 문화예술인, 서지학자, 지식인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허 시인은 1959년 ‘자유문학’으로 등단했으며 ‘60년대 사화집’ 동인이다. 시집으로 ‘목종(木鐘)’, ‘풍장’, ‘아침 시작’등이 있고, 수필집 ‘흐느끼는 목마(木馬)’가 있다.

1965년 전라문화상 수상.

/이병재기자 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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