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도약 /프로야구 10구단 추진 점검

▲ 두근두근 12년의 기다림 프로야구10구단유치 전북 서포터즈단 발대식이 28일 전북도청 대강당에서 열린 가운데 김완주도지사를 비롯한 최진호도의회의장, 전북 출신 야구 레전드 김봉연 극동대 교수등 참석자들이 유치 희망을 담은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이상근기자

올 시즌 프로야구 관중 수가 사상 첫 700만을 돌파했다. 이 같은 프로야구 팬들의 뜨거운 열기에 힘입어 지난 12월 11일 팬들의 바람인 10구단 창단이 승인됐다. 이제 10구단은 부영과 손잡은 전북, KT와 힘을 합친 수원 중 한 곳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이에 전북도의 프로야구 10구단 유치배경과 당위성, 남은 과제 등에 대해 점검해 본다.//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본격 점화

△‘명분’의 전북, ‘실리’의 수원…예측 어려운 경쟁

전북도(전주·군산·익산·완주)와 부영그룹은 지난 1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10구단 창단 선포식 및 협약식을 열었다.

이날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은 “180만 전북도민들의 염원과 야구 팬들의 성원을 바탕으로 제10구단 창단의 꿈을 실현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전북도-부영과 수원-KT의 프로야구 10구단 유치 경쟁의 총성이 울렸다.

전북은 야구 붐을 위한 지역 안배와 균형 발전을 내세우고 있다.

전북은 이미 9개 구단 중 4개(두산·LG·넥센·SK)가 수도권에 몰려 있어 수원지역에 10구단이 창단될 경우 5개 구단이 몰리게 되는 쏠림현상이 심화된다는 것. 전북지역에 새로운 구단이 창단되어야 지역 균형 구도를 맞추고 모든 지역의 국민들이 고르게 프로야구 열기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완주 도지사는 “2011년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미국 세인트루이스는 인구가 31만명에 불과하지만 연고팀인 카디널스의 연간 평균 입장객 수는 300만명을 넘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전북은 2만5천석 규모의 구장을 건립해 25년간 무상임대할 계획을 밝히는 등 수원에 뒤지지 않는 지원 방안도 내놓았다.

건설업이 주업종인 부영은 재계 30위로 자산규모(12조5천438억원)가 KT(20조원)보다 적지만 부채비율 28.78%의 우량기업으로 야구단을 운영하기에는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창단 기업 심의기준 통과도 걸림돌이 없다.

반면에 수원시와 KT가 내세우는 장점은 관중 동원 능력이다. 수원시의 인구는 115만 명이지만 인근 경기도민들까지 끌어들일 경우 숫자는 훨씬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모기업 KT는 재계순위(2011년 자산 총액 기준) 14위로 프로농구단도 운영하고 있다. 수원시는 2000~2007년 현대 유니콘스가 홈으로 쓴 수원구장을 리모델링해 사용한 뒤 새 구장을 건립해 25년간 무상임대 하겠다는 조건을 내놓았다.
 

▲그렇다면 전북, 프로야구 유치 왜 나섰나

△지역경제를 위해서도 10구단 유치는 필수

프로야구 10구단이 전북에 유치될 경우 경제적 효과와 취업유발 등 새로운 축제의 장, 문화적 공간이 생겨 문화패턴의 변화를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대도시에 비해 문화적 혜택이 받지 못하고 있는 전북은 프로야구 10구단 유치로 연간 70번의 축제가 열려 문화적 욕구를 충촉시킬 수 있다.

도는 최근 ‘프로야구단 창단의 지역 파급 효과’를 분석한 결과, 463억원 생산유발과 229억원 부가가치 유발, 1천131명의 취업유발 등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또 주5일제 등으로 문화나 여가를 활용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프로야구가 단순히 야구경기를 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 등이 모여 즐기고 스트레스를 푸는 하나의 문화공간의 탈바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10구단 유치가 지역 불균형 해소와 문화격차 해소는 물론, 도민들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결과다.

△도민 설문결과, 10구단 흥행 청신호 반응

‘전북 부영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추진위원회’가 경희대 스포츠산업경영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20일과 21일 양 일간 전북 부영 10구단의 공동연고지인 전주시, 군산시, 익산시, 완주군 주민 300명을 대상으로 1대1 대면 심층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설문응답자의 93%가 전북 연고 10구단의 창단을 지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응답자의 89.7%가 야구장에 가서 경기를 관람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홈 경기 연간회원권 구매의사를 밝힌 사람도 10명 중 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들의 91%는 ‘전북 10구단이 성공할 것이다’고 답했고 ‘프로야구에 관심이 많다’는 응답도 90.7%에 달했다.

이는 전북과 부영이 10구단 창단을 공식 선언함에 따라 전북도민의 기대가 높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북, 10구단 유치 당위성 충분하다

△어느 지역보다 프로스포츠 열기 높아

전북은 전통적으로 다른 어느 지역보다 문화수준이 높고 현재 프로농구(KCC), 프로축구(전북현대)가 지역내 스포츠 문화에 대한 도민의 수요를 충족시켜주고 있지만 다양성 측면에서 프로야구와 같은 대중적 프로스포츠를 열망하고 있다.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33개 경기(플레이오프 포함) 평균 관중수는 4천107명(총좌석 4천800석)으로 평균 85.6%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또 기아타이거즈 군산경기 9경기 평균 관중수는 8천68명으로 인근 대전 구장(6천665명)이나 대구구장(7천363명)보다 더 많은 관중수를 보이고 있다.

또한 전북은 타 지역과는 달리 광역자치단체와 4개 시·군(전주, 군산, 익산, 완주)이 도시연합으로 프로야구단 유치를 지원하고 있으며, 의회와 지역주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 도민의 사랑을 받은 프로야구단 창단이 가능한 지역이다.

△프로야구 장기적 발전에 기여= 전북은 군산상고와 전주고 등 야구 명문 고교들을 중심으로 야구 열기가 높아 프로야구단 유치는 지역균형 안배를 통한 야구 저변확대 등 프로야구의 장기적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를 뒷받침 하듯 전북과 경기(수원)지역의 프로야구 레전드와 현역선수를 비교한 결과, 레전드에서는 전북이 압도적으로 우위를 보였다.

전북은 프로야구 원년 홈런왕 김봉연을 비롯해 김성한·김일권·김준환·조계현·정명원 등 당대를 대표하는 선수가 줄을 잇는다. 이에 반해 경기지역의 레전드는 80년대 창단한 수원 유신고의 박정현(태평양 투수) 정도에 그친다. 현역은 막상막하다.

전북은 베테랑 포수 박경완(SK)과 홈런왕 최형우(삼성)·김상현(기아)을 포함해 차우찬(삼성), 박정권(SK), 정우람(SK) 등이 있다. 경기는 김광현(SK)과 윤석민(기아)을 필두로 최정(SK), 오재원(두산), 정수빈(두산) 등이 포진하고 있다.

하지만 레전드끼리 한 팀을 꾸린다면 전북 레전드팀은 9회 우승의 전설적인 해태 라인업을 고스란히 옮긴 당대 최강팀인 반면, 경기는 한 팀을 꾸리기 어려운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연간 이동거리 공평성 더 높아

구단별 이동거리 편차를 줄여 공평한 경기력을 선보이려면 전북이 더 적합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체대 스포츠분석센터 전임 연구원인 김세형 박사가 내놓은 ‘10구단 체제에서 구단별 이동거리와 경기력의 상관관계’ 자료에 따르면 10구단 연고지로 수원보다 전북이 연간 이동거리의 공평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박사는 수원이 10구단으로 참여할 경우 5개 비수도권 구단의 연간 평균 이동거리(1만3천116㎞)가 수도권 5개 구단(9728㎞)보다 34% 많다고 주장했다.

반면 전북에 10구단이 들어설 경우 6개 비수도권 구단(1만2천162㎞)이 4개 수도권 구단(1만967㎞)에 비해 10%정도만 연간 이동거리가 많을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2015년 10개 구단이 162경기를 벌인다고 설정하고, 홈구장부터 원정구장까지의 왕복거리만을 계산했다.

▲박근혜 당선인 ‘지역균형발전 강조, 10구단 전북이 적지’

박근혜 당선인은 지난 대선 기간 동안 강조해 온 핵심 견해 중 하나가 바로 ‘지역균형발전’ 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최적지는 바로 전북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박 당선인은 대선 기간 내내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인사 대탕평책을 펼쳐 국민 대통합을 이뤄 나가겠다는 국정 운영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특히 대선 기간 중 이슈로 부각됐던 프로야구 제10구단 창단과 관련해서는 전북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지역균형발전 차원을 고려해 결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 당선인의 국정 운영 목표인 국민행복시대 개막에는 지역별 스포츠문화 향유권에 대한 공정한 분배도 포함돼 있는 만큼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지역도 같은 맥락에서 고려돼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프로야구 유치 남은 과제는

△야구 인프라 대대적 확충

전북은 프로야구단 10구단 유치 분위기 조성을 위해 야구장 조성뿐만 아니라 도내 야구부를 위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전북은 올해 15억원을 투입해 전주시와 남원시, 군산시, 김제시, 임실군에 각각 1개면씩 총 5면의 야구장 확충을 추진중에 있으며 전주와 남원시는 이미 공사가 완료된 상태다.

군산과 김제, 임실군도 2013년 상반기 중 야구장 조성 공사가 완료될 예정이다.

또 2013년부터 전주시와 군산시, 정읍시, 남원시, 김제시, 완주군, 진안군, 무주군, 순창군, 고창군 등 11개 시군에 각각 1개면씩의 야구장을 조성하고 익산시에 2개면을 조성, 총 12개 시군에 13개면의 야구장이 추가로 조성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 전북은 야구장 1개면당 5억원씩 12개면 조성에 필요한 총 사업비 60억원과 익산 리틀야구장 확충 사업비 10억원 등 모두 70억원을 확보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조성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또한 야구장 조성과 별도로 도내 야구 열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지역내 중·고교 야구부를 위한 지원도 나선다.

최근 창단된 정읍 인상고 야구부를 위해 학교 운동장 개선 및 야간 조명시설 설치비 1억4천500만원을 지원하는 동시에 군산상고 운동장 조명 시설 설치비 8천500만원, 정읍 이평중학교 야구부 육성 지원 사업비 3천500만원, 전주고 야구부 숙소 개보수 사업비 1억원 등을 도비로 지원할 계획이다.

△10구단 유치 만반의 준비 끝냈다

전북도와 전주·군산·익산·완주 4개시군은 2014년 12월 전주에 2만5천석 규모의 첨단 국제 규격 야구 전용구장을 완공해 전북을 연고지로 한 10구단에 무상임대를 하는 등 파격적 지원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 약 1천100억 원 중 500억원은 곧 철거할 옛 전주야구장 부지에 시행할 복합시설단지개발 수익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나머지는 도비 300억원과 시비(전주) 300억원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그리고 1차로 설계비 30억원(도비와 시비 각 15억원)은 이미 2013년 예산에 계상되어 있다.

그 외에 전주구장이 완공되기 전까지 홈구장으로 사용하게 될 군산월명구장을 2014년까지 1만2천석, 1만5천석 규모로 단계적으로 증설하고 보수하는 데 다시 200여억원의 예산을 책정하고 있다.

2군 훈련장으로 사용할 익산야구장 역시 1천석 규모의 관중석을 설치하기 위해 19억원 규모의 보수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군산구장의 인조잔디, 펜스, 샤워장 보수와 익산구장의 조명탑 설치작업은 이미 완료된 상태다.

/김대연기자 eodus@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