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2,240건 전년비 33%↓ 구두심문 등 절차 강화

김제시에서 벼농사를 하던 이모(56)씨는 농약·비료값, 농기계 임대료 등으로 6천500만원의 빚을 졌다. 이씨는 서울로 올라와 일용직을 전전했지만 늘어나는 빚을 끝내 갚을 수 없어 결국 개인파산을 신청했다.

지난 2011년까지 경제적 양극화의 여파로 절대 빈곤층이 늘면서 증가했던 개인파산 신청이 지난해들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1년까지 개인파산 신청자는 1일 8.9명꼴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지난해 6.1명꼴로 줄었다.

개인파산은 채무자 스스로 자신을 파산자로 선고해 달라고 법원에 신청하는 것으로, 주로 과다한 신용카드사용이나 신용대출, 지나친 빚보증 등으로 자신의 능력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빚을 진 개인에 대하여 법적으로 구제해 주는 제도다.

이처럼 개인파산 신청건수가 감소하고 있는 것은 법원의 개인파산 심사가 엄격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7일 대법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전주지법에 접수된 개인파산 신청건수는 총 2천240건으로 2011년 같은 기간 2천940건에 비해 감소했다.

지난 2010년(3천114건)과 비교하면 무려 33%(1천58건)나 감소한 셈이다. 이 같은 개인파산 신청 감소는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기준 서울중앙지법 등 전국 14개 법원에 접수된 개인파산 신청건수는 5만1천396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5만7천571건, 2010년 7만987건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서류 심사 위주에서 파산관재인 선임과 구두 심문 등 절차가 강화되면서 신청 건수가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채무자의 재산과 소득 심사가 강화된 이후 브로커에 의한 집단 파산신청과 사기성 파산신청이 차단되면서 수치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법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반면 개인회생은 증가 추세다. 전주지법에 신청된 개인회생 건수는 2011년 1천531건에서 지난해 2천54건으로 증가했다. 법원 관계자는 “법원에서 파산선고에 대한 처분을 엄격히 해 개인회생 신청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특히 “법원은 법에 정해진 면책결정 사유에 따라 결정한다”면서 “개인파산 신청자 중 의심이 가는 채무자들은 실사를 벌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개인파산 심리가 강화됐다고 해서 개인파산과 면책 등이 어려워 진 것은 아니다”며 “성실하게 절차를 밟는다면 처리기간이 단축돼 짧은 시간 안에 새 출발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승갑기자 pepe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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