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 스토리 / 박부택 금강물류(주) 대표이사

▲ 박부택 대표는 '기업은 규모와 형편에 맞게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기부를 실쳔해오고 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이 오늘날 ‘세브란스’라는 이름을 갖게 것은 석유재벌로 잘 알려진 록펠러와 함께 스탠더드 오일을 세계적인 석유회사로 키운 사업가 루이스 헨리 세브란스의 아름다운 기부에 있었다.

1885년 2월 조선에 의료선교사로 파송된 미국인 호러스 알렌은 고종에 건의해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병원인 왕립광혜원(王立廣惠院)을 세웠으며, 광혜원은 12일 후 제중원(濟衆院)으로 이름을 바꾸고 조선의 환자들을 돌봤다.

그리고 제중원은 지난 1904년 루이스 헨리 세브란스의 기부를 통해 근대식 병원으로 다시 세워졌다.

당시 세브란스는 뉴욕에서 열린 기독실업인회 모임에서 에비슨 선교사로부터 조선에 세워질 현대식 병원에 대한 소식을 전해 듣고, 건립기금 1만 달러와 운영자금 3만 달러 등 현재 가치로 따지면 약 5천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자신이 이전까지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동양의 작은 국가에 보내왔다.

평소 “받는 당신보다 주는 내가 더 행복합니다.”라고 말하며 각종 기부에 앞장서왔던 세브란스는 사후에도 자신이 적립해둔 펀드의 운용기금으로 매년 세브란스병원에 일정금액을 꾸준히 후원해오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세브란스병원은 세브란스의 삶의 터전이었던 미국에서도 알아주는 병원으로 성장하게 됐다.
 

기부문화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착되지 않은 우리나라에도 자신에게 주어진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인들이 있다.

전자업종 수·출입 컨테이너 운송전문 국내최대 회사인 금강물류㈜를 이끌고 있는 박부택 대표는 ‘기업은 규모와 형편에 맞게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기부를 실천해오고 있는 대표적인 국내 기업이기도 하다.

전주에서 태어난 박 대표는 고교 졸업 후 서울로 올라가 금성사(현 LG전자) 해외물류팀에 입사했다. 당시 금성전자 해외물류팀은 전자업계의 쌍두마차였던 삼성전자와 수출 1억불 달성을 목표로 전 세계를 향해 치열하게 경쟁할 무렵.

LG전자 물류팀에서 10년간 근무하며 노하우를 축척한 박 대표는 지난 1988년 청운의 꿈을 품고 부산으로 내려가 삼천기업㈜ 운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영인으로 변모해 오늘날 친환경 녹색물류를 지향하는 국내 굴지의 전자업종 운송 전문기업인 금강물류㈜로 성장시키게 된다.

“LG전자 물류팀에 근무하면서 ‘물류는 산업의 대동맥과 같다’는 사실에 큰 매력을 느끼게 됐습니다. 물류가 막히면 경제가 막히고, 산업 전반에 걸쳐 차질이 생긴다는 사실에 ‘내가 하는 일이 그만큼 대단한 의미가 있는 일이구나’라는 자부심이요.

10년간 근무하면서 터득한 전자업종 물류에 대한 노하우를 자양분으로 삼아 언젠가부터 사업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부산을 중심으로 물류회사를 시작하게 됐죠.”

그렇게 시작된 금강물류㈜는 점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갖춘 경쟁력 있는 물류회사로 성장했으며, 비공개 법인이지만 대기업들과의 정정당당하게 경쟁해 어느덧 동종업계 1위를 고수하고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항상 1등을 차지하는 우량기업으로 성장했다.

또 지난 2011년에는 철도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국토해양부장관상을 수상하고, 지난해에는 대한민국 친환경대상에서 환경부장관상을, 한국물류의 날을 기념해 열린 물류종합대상에서 국무총리상을 각각 수상하는 등 우수한 성과도 나타냈다.

박 대표는 또 기업이 성장해감에 따라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평소 소신에 따라 언젠가부터 본격적인 기부에 나서기 시작했다.
 

금강물류의 전국 각 지점에서는 일정 성과를 달성하면 요양원을 비롯한 지역 사회복지시설에 일정금액을 후원하고 봉사활동을 하는 등의 기부테마를 하기 시작했으며, 박 대표 개인적으로는 지난 2010년부터 자신의 모교인 덕진중학교과 전주남초등학교를 비롯해 임실삼계중과 군산자양중 등 전북지역 학교에 각각 1천여권의 도서를 전달해왔다.

박 대표가 이렇듯 책을 후원하게 된 이유는 자신의 고향후배들인 전북지역 아이들이 보다 더 큰 꿈을 품고 살아갈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어서이다.

“제가 어린 시절만해도 책을 한 권 읽는다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책을 사서 보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고, 부유한 친구가 책을 사면 사정을 하고 줄을 서서 그 책을 빌려보곤 했던 것이 전부였습니다.

책을 읽을 때도 뒤에 빌려볼 아이들이 줄을 서있어서 하루나 이틀 안에 다 읽고 다음친구에게 전해야 했지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우리 후배들만은 책을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게 하고 꿈을 키워주자는 취지로 시작한 ‘책 1만권 보내기 운동’입니다.

처음은 제 모교인 덕진중학교와 남초등학교에 전달했고, 중학교 동창인 군산교육청 노상근 장학사의 추천을 받아 전북지역 다른 아이들에게도 책을 전달하기 시작했어요.” 박 대표와 금강물류는 이 밖에도 주변의 추천을 받아 전국 각지에 적게는 500권씩 많게는 1천여 권씩의 책을 꾸준히 보내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농촌지역인 임실삼계중 학생들을 비롯한 농촌지역 학생들을 부산으로 초청해 부산항 등 물류현장을 견학하고 보다 큰 꿈을 꿀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매주 월요일 이른 새벽 무렵, 작은 배낭 하나만을 짊어지고 서울에 있는 집을 출발하는 박 대표는 토요일 늦은 밤이나 일요일 새벽녘이 되어서야 겨우 가족들이 있는 집에 도착한다.

‘나와 이 작은 배낭이 있는 곳이 바로 사무실’이라고 말하는 그의 목표는 회사를 위해 좋은 인재를 꾸준히 양성하는 것과 이들과 더불어 기업을 오는 2020년까지 해외로 진출시키고 종합물류회사로 거듭나는 것. 박 대표는 “회사의 파워, 즉 경쟁력은 리더의 힘이 아닌 조직에서 나온다”면서 “CEO는 조직에 뜨거운 바람을 일으켜야 하며, 그것이 바로 내가 배낭을 메고 전국을 신명 나게 돌아다니는 이유”라고 말했다.

또 “기업은 개인의 것이 아닌 사회 구성원 모두의 것”이라면서 “그것이 바로 나와 금강물류 직원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글=김근태·사진=이상근·편집=류경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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