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 네차례 이상 올라 누정인상률 20% '발동동'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도내 산업계가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와 원자재값 상승, 원유값 상승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은 최근 1년 반 사이 네 차례 이상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이라는 돌발 변수까지 겹쳐 ‘3중고’를 겪게 됐기 때문. 일각에서는 이러한 요금 인상은 제조업 가운데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원가에서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경쟁력 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14일 지식경제부 및 한전 전북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전력수요 급증에 따라 전력을 감축하고 한전의 적자를 줄이기 위해 이날부터 주택용 2.0%, 산업용 4.4%(저압 3.5%, 고압 4.4%), 일반용 4.6%(저압 2.7%, 고압 6.3%), 교육용 3.5% 등 전기요금이 인상됐다.

특히 산업용의 경우 최근 1년 반 사이 네 차례나 오르면서 누적인상률이 20.1%에 달해 도내 중소기업들은 생산원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기료의 줄인상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완주산단의 A자동차부품 중소제조업체는 이번 전기료 인상으로 연간 4천만 원 가량을 추가 부담할 것으로 예상돼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부품 생산 시스템이 전기모터로 이뤄져 전기 사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은 전혀 없는 것이다.

A사 관계자는 “매출은 정해져 있는데 고정 관리비가 추가로 부담돼 이번 전기료 인상으로 올해 사업계획을 다시 짜기로 했다”며 “정부가 중소기업 보호차원에서 저압용 전기는 인상률을 낮춘다고 했지만, 사실상 사업장에 쓰이는 전기는 대부분 고압용으로 4.4%인상이 돼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차이도 별반 없다”고 토로했다.

특히 전기요금으로 매달 58억 원의 비용이 드는 전주페이퍼의 경우, 이번 인상으로 연간 30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냉가슴’을 앓고 있다.

전주페이퍼 에너지 담당자는 “한전의 입장에서 봤을 때 불가피한 인상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세 번의 인상에 80억 원 이상의 비용이 추가 발생했다”면서 “에너지혁신TF팀을 꾸려 비상경영에 들어가는 등 산업구조를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이 기업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전반적인 산업경쟁력을 저하시키는 큰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근본적인 전력 절감 대책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도내 한 에너지 전문가는 “올해 들어 상수도 등 기타 공공요금도 인상되면서 제조업체들은 더 큰 원가인상의 압박을 받고 있어 더 이상의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산업용 전기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전기료 인상뿐만 아니라 대기업에서 설치하고 있는 폐열 재사용 시스템, 에너지 절감 시스템을 중소기업도 설치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등 근본적인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대연기자 eo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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