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향토문화연구회 '전주찬가'

천년고도 전주. ‘인물이 많아 번화하고 가옥이 즐비하니 오랜 역사를 지닌 나라의 풍모를 지녔다’(고려의 대문장가 이규보(1168~1241) ‘남행월일기(南行月日記)’)고 기록될 정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도시가 바로 전주다.

이같은 전주에서 천 년이 넘는 세월동안 쌓여온 고문헌과 현판, 비석 등에 산재해있는 문예작품을 모아 누구나 읽기 쉽게 번역한 ‘전주찬가(全州讚歌)’가 출간됐다.

이 책을 펴낸 전북향토문화연구회(회장 이치백)는 지난해부터 전주를 예찬하는 시(詩)와 가(歌)를 모으는 작업을 펼쳐왔다.

하지만 한시는 개인의 문집 같은 데에 발표된 것이어서 오래된 것은 없어졌거나, 또 이 역시 흔한 것이 아니어서 찾아내기가 어려웠다는 후문. 전주가 ‘풍패지향’, 즉 왕조의 발상지이기 때문에 문객이나 풍류객들이 조심스러워 함부로 글을 짓지 못했을 것이기에 전주에 관한 시문이 많지 않았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었다.

그밖에는 전주시내 각 누정에 걸려있는 편액 등에 실린 것을 포함 200편을 찾아냈다. 현대시의 경우는 개인의 시집이나 신문, 문예지 등에 발표 된 작품이 많아 작품 수집이 수월했다. 이 책은 제1부 한시, 제2부 현대시, 제3부 전주풍류, 그리고 부록․가요 순으로 구성돼 있다.

‘한시’편에는 고려말 조선초 문신인 권근(1352~1409)이 지은 ‘풍패관(豊沛館)’, 포은 정몽주(1337~1392)가 지금의 남고산성에 올라 지은 ‘만경대(萬景臺)’를 비롯하여 한벽당, 풍남루, 진남루, 만화루, 공북정, 관풍각응천당, 경기전, 풍월정, 매월정, 남천교, 고덕산성 등을 소재로 한 작품이 실렸다.

‘현대시’편에는 가람 이병기의 ‘오목대’와 ‘완산팔미’를 비롯하여 김해강의 ‘오오 나의 모악산아’, 신석정의 ‘전주찬가’, 백양촌의 ‘풍남문’, 고은의 ‘모악산’, 이기반의 ‘전라감영 전주’, 허소라의 ‘전주에 오면’, 김남곤의 ‘풍남문전상서’, 이운룡의 ‘기린봉을 바라보며’, 류응교의 ‘다가산’, 이병훈의 ‘옴팡집’등이 수록됐다.

‘전주풍류’편에는 전주 8경을 노래한 이기반, 최승범, 허소라, 소재호, 진동규, 송하선, 김남곤, 이운룡, 황길현, 황영순의 작품과 전주 10경과 전주 10미를 표현한 이기반의 작품이 담겨있다.

이치백 회장은 “이번에 출간된 ‘전주찬가’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계속해서 우리 고장 전주를 노래한 작품을 많이 찾아내어 우리 후손들에게 전해주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 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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