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수출기업들이 원·달러 환율에 이어 엔화 환율마저 연중 최저로 떨어지며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도내 중소 수출기업들 대부분은 환율에 대한 방어 능력과 시스템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아 환율 하락이 장기화 될 경우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1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9원 내린 1천57.2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해 5월 1천180원대이던 원·달러 환율은 같은 해 10월 1천90원대로 떨어지더니 올 들어 지난 4일에는 1천63원으로 또 다시 하락했다.

이어 지난 11일에는 1천54.70원을 기록, 17개월 만에 1천50원대로 곤두박질쳤다. 이 같은 원·달러 환율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도내 수출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도내 수출기업들 사이에서는 원·달러 환율 1천100원부터 손익분기점이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던 만큼 영업이익 감소와 적자로 내몰릴 것을 우려, 향후 환율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는 것. 실제 자동차부품을 수출하는 A업체의 경우 원가절감 노력 등으로 1천150원대까지 수익기대치를 맞춰놓은 상태이지만 환율이 1천100원대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사실상 수익을 내기가 어렵게 됐다.

자동차부품 수출 업체인 A사 관계자는 “환율 하락을 예상해 원·달러 환율을 1천100원대로 잡아 수출판매가 등의 사업계획을 세웠지만, 이렇게 급속도로 환율이 하락할 줄 몰랐다”며 “이미 채산성 악화가 시작되고 있고 앉아서 수익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만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계속되는 원·엔화 하락세도 수출기업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원·엔 환율은 이날 100엔당 1천174원대를 기록했다. 원·엔화가 1천100원대로 떨어진 것은 2010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원·엔 환율은 지난해 6월 100엔당 평균 1천469.1원이었으나 11월에는 1천344.0원으로 떨어졌고, 12월에는 1천290.3원까지 하락했다.

올해 말에는 원·엔화 환율이 900원대로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원·엔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제품 단가와 물량에 직접적 영향을 주면서 도내 수출기업들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농수산식품과, 기계류, 철강제품 등 도내 수출기업들이 주력 수출하는 제품이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무역협회 전북본부 관계자는 “지금과 같이 빠른 속도로 달러-엔화 환율이 떨어진다면 제품 단가와 물량에 직접적 영향을 줘 기업들이 체감하는 수출경기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중소 수출업체들의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서는 정부가 환율 안정대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연기자 eo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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