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이후 한국 사회는 분단과 전쟁, 독재의 질곡을 거치며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 혼돈과 모색의 시기를 지나왔다.

이 같은 시기에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주목할 만한 성과를 이룩할 수 있었던 주요한 힘은 반세기에 걸쳐 치열한 투쟁을 전개해온 민주화운동에서 나왔다.

(중략)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정리하고 기록하는 것은 무엇보다 민주화운동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대를 향한 것이며, 또 동시대인이면서도 민주화운동의 밖에 있던 이들을 향한 것이기도 하다.

정당한 기억의 공동체를 확산해가는 것은 곧,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한 공동체가 확대되는 길이기 때문이다.’<‘지역민주화운동사 연구총서 발간에 부쳐’ 부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지역민주화운동사 연구총서 2’로 기획한 ‘전북민주화운동사’(도서출판 선인. 2만8천원)가 출간됐다.

‘전북민주화운동사’는 1948년 남한 정부 수립 이후 전북지역 민중이 끊임없이 전개한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기록한 것이다.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은 지역이 보존해야 할 핵심적인 문화유산이며, 이는 곧 세계의 문화와 맞닿는 통로이기도 하다.

‘전북민주화운동사’ 발간 작업은 2005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추진한 ‘전북지역 민주화운동 관련 기초자료 조사 작업’을 기반으로 2011년과 2012년 두 해에 걸쳐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전북민주화운동사’는 1950년부터 1991년까지 크게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에서는 제1공화국에서 제3공화국 시기까지 전개된 전북지역의 민주화운동을 기술하였다.

제2부에서는 1972년부터 박정희가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 1979년까지 유신체제기에 전북지역에서 전개된 민주화운동을 다루었다.

제3부에서는 1980년부터 1992년까지 전북지역에서 전개된 학생과 재야 세력 중심의 반독재민주화투쟁을 기술하였다.

제4부에서는 1980년부터 1992년까지 전북지역에서 전개된 각 부문운동, 즉 농민운동, 노동운동, 종교·인권운동, 교육운동, 문화예술운동, 여성운동 등을 다루었다.

집필진은 김의수 전북대 교수, 이성호 전북대 강사, 김수돈 월간 ‘열린전북’ 기자, 이광재 소설가, 송병주 지역농업연구원 이사장, 전준형 천주교 정의구현 전주교구사제단 사무국장, 노현정 전북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 등 7명. 김수돈 기자는 “멀리 1950년대부터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일이 수월치 않았으며 많은 부분을 당시 신문보도 내용을 참고했다”며 “특히 정확한 기록을 위해 집필진들이 1년 넘는 기간 토론, 감수, 공람 과정을 거치며 많은 관련자들의 의견을 담아내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병재기자 kanada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