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전북본부 설문 52% "자금사정 안좋다"

“경기불황으로 인해 판매부진이 지속되면서 영세한 중소기업들은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어 올해 설은 중소기업들에게 최악(?)이 될 것 같습니다.” 전주산업단지 내 중소기업 대표 A씨는 설을 앞두고 마음이 편치 않다.

경기악화와 내수침체 등으로 인한 매출부진이 수개월간 지속되면서 직원들의 설 상여금을 마련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이 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여기저기 돈 빌리러 다니느라 바쁘다”며 “지난해 이맘때보다 상황은 더 악화됐는데 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도 쉽지 않아 설 이후에도 중소기업들의 자금난 우려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

전북지역 중소기업의 절반 이상이 설 자금 사정이 곤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중소기업 77.1%는 은행권에서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중소기업중앙회 전북지역본부가 최근 지역 102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 자금 수요조사’ 결과에 따르면 52.0%가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고 답했다.

반면 ‘원활하다’고 응답한 업체는 3.9%에 불과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곤란하다’는 응답이 5.3%포인트 증가해 2010년 이후 자금사정이 잠시 안정을 보였으나 2011년 이후 3년 연속 자금사정이 계속 나빠지고 있다.

자금사정이 곤란한 원인(복수응답)으로는 매출감소(69.0%)가 가장 많았고 판매대금 회수지연(54.8%), 원자재 가격 상승(44.0%) 등을 꼽았다.

지난해와 같이 판매대금 회수 지연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속되는 가운데 매출감소를 원인으로 꼽은 업체가 월등히 높아 수출감소, 내수부진 등으로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확보가 어려워짐에 따라 자금사정이 어려워진 것으로 풀이된다.

설 명절에 필요한 금액은 평균 1억2천760만원으로 조사됐으며 이 중 확보 가능한 금액은 7천740만원이었고, 부족한 금액은 5천20만원으로 필요자금 대비 39.4%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인 업체는 70.2%로 지난해 설(74.3%)에 비해 4.1%포인트 떨어졌고, 상여금 평균 지급률은 63.2%며 정액으로는 36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업체의 70.1%가 올 설에 법정휴일기간인 3일을 휴무할 계획이었고, 4일 이상 휴무가 24.7%, 1~2일 3.1%이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기업들은 최근 은행권에서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있으나 77.1% 중소기업이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이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은행이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했으나 실제 집행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53.0%)거나 ‘우량 중소기업에 혜택이 집중돼 일반 중소기업에는 해당이 없다’(42.4%)는 의견이 많았다.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전북본부장은 “매출감소와 판매대금 회수지연,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도내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이 예년에 비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새정부의 중소기업 중심 경제정책에 따라 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자금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연기자 eo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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