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들 반대 부딪쳐

향토은행인 전북은행의 자행출신 등기임원(이사) 탄생의 꿈이 현 사외이사들의 반대에 부딪쳐 또 다시 좌절됐다.

특히 자행 출신 임원들이 대부분 등기이사로 등재돼 자행의 현안과 문제점들을 정확히 대변하고 있는 부산은행과 대구은행과 달리 자행 출신 등기이사가 단 한 명도 없는 전북은행의 경우 자행 출신 등기이사 등록 문제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로 지적되고 있다.

24일 전북은행에 따르면 최근 서울지점에서 개최된 이사회에서 전북은행 출신 등기임원에 대한 선임 논의가 있었지만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김 한 행장까지 나서면서 자행 출신 등기임원의 추가선임을 호소했지만, 선임에 대한 현 사외이사들의 반대와 함께 추후 재 논의하자는데 의견을 모아지면서 자행출신 등기임원의 꿈이 물거품이 된 것. 현재 전북은행의 경영진은 김한 은행장과 김광연 상임감사 그리고 6명의 사외이사(송정식, 정창모, 이병윤, 최준근, 이석철, 김두경)로 구성된 총 8인의 등기이사가 은행의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은행 경영의 주요 정책과 안건을 심의하고 결정한다.

하지만 정관과 등기부등본에 등기돼 있는 8인의 등기이사들 중 전북은행의 역사와 함께 해온 자행출신 등기이사는 단 한 명도 없는 것.반면 부산은행의 경우 등기임원 8명 가운데 성세환 행장과 정재영 수석부행장이 부산은행 출신으로 일부 지방은행이 자행 등기이사 출신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이에 자행 출신 등기이사 선임에 대해 그동안 목청을 높였던 전북은행 노조는 큰 실망감을 표출했다.

전북은행 노조 관계자는 “일반 주주들을 대신해 경영진의 탈법과 비리를 감시·감독하고 회사 재산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를 내부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자행 출신에 일정부분 일임할 경우 상당한 효과를 가져올뿐더러 직원들의 사기도 크게 올라갈 수 있다”며 “사외이사 대부분이 전북은행과 전북지역 정서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수도권 출신 인사들로 구성돼 있어 과연 이들이 전북의 정서를 제대로 읽을 수 있을지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북은행 관계자는 “이번 이사회에서는 올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문제가 시급해 선임이 안 됐을 뿐, 추후 논의하자는 데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대연기자 eo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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