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5·4전대 대표출마 인사 집중탐구

▲ 이용섭 의원은 "민주당이 살 길은 정체성, 조직, 인사, 관행 등 그야말로 '머리부터 발 끝까지' 창당수준으로 바꾸는 것뿐이다"고 밝혔다.

민주통합당 5.4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이용섭 의원(62)은 관료 출신의 재선 국회의원이다.

재경부 세제실장과 관세청장 국세청장 행정자치부 장관, 건설교통부 장관 등 화려한 공직 이력에다 민주당 대변인, 정책위의장 등 중앙 정치권에서도 중책을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이 의원이 5.4 전당대회에서 당의 혁신과 전면적 개혁을 내세우며, 대표 선거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미 20여명 당내 의원의 지지를 확보하는 등 당초 예상보다 이 의원의 경쟁력이 막강하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본지는 당 대표 선거 출마에 나선 인사들을 집중 탐구하기로 했다. 먼저 전남 함평 출신의 이용섭 의원(광주광산을) 인터뷰를 싣는다. /편집자

-전북은 다소 생소하시리라 생각한다. 전북 지역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지?

“전혀 생소하지 않다. 제 처가가 바로 전북 부안이다. 장인장모님이 생존해 계셨을 때는 자주 전북을 찾았었다. 전북은 제게 또 다른 고향이다.

정치적으로는 전북도 전남과 마찬가지로 민주당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지난 수십 년 간 경제적으로 소외되고 인재들이 등용되지 못했던 곳이다.

그래서 전북지역 도민이나 정치인에 대해 광주전남 시도민이나 정치인에게서 느끼는 것과 동일한 느낌을 갖고 있다. 호남은 같은 아픔을 지닌 공동운명체라고 생각한다. ”

-국회의원 재선으로 당 대표 도전에 나섰는데, 쉽지 않은 도전이다. 출마의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당 대표는 정치를 오래한 다선의 정치인이 아니다. 민주당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할 혁신적 리더여야 한다. 낡은 질서와 시스템을 파괴하는 대변혁을 통해 민주당을 창당 수준으로 혁신할 수 있는 사람이 대표가 되어야 민주당이 부활할 수 있다.

리더십은 선수나 계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도덕성, 정의감, 전문성, 혁신성에서 나오는 것이다. 나는 정치경험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새로운 시각으로 당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대선에서 정치 경력이 없는 안철수 전 교수나 문재인 전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선 후보로 등장한 것도 시대가 바뀌고 리더십의 개념이 바뀌었음을 의미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민주당의 대표로서 필요한 자질은 무엇일까?

“민주당을 창당 수준으로 혁신하기 위해서 차기 당 대표는 5대 자질을 갖추어야 한다.

즉 국민이 요구하는 혁신을 성공시킬 대표, 국민이 공감하는 정책대안을 가진 유능한 대표, 낡은 계파주의 굴레에서 벗어나 당을 통합할 수 있는 대표, 국민에게 신뢰와 안정감을 주는 대표, 호남의 지지를 전국적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대표여야 한다.

지금 거론되는 후보 중 이 5대 자질을 두루 갖춘 사람이 누구인가? 그 질문에 답이 되는 사람이 대표가 돼야 한다.”

-민주당 개혁 목소리가 높은데, 대표에 당선되면 무엇을 혁신하겠다는 것인가?

“지금 이 상황에서 민주당이 살 길은 정체성, 조직, 인사, 관행 등 그야말로 ‘머리부터 발 끝까지’ 민주당의 모든 것을 시대 정신이나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여 창당수준으로 바꾸는 것뿐이다.

우선 권력정치를 생활정치로 바꾸고 당 조직도 선거용 조직에서 국민들의 고충과 애로사항을 해결해 드리는 봉사조직으로 바꿀 것이다.

당의 정체성 역시 이데올로기적 진보에서 벗어나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 주는 민생정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실용진보, 보수를 압도하는 실력있는 진보로 바꾸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박근혜 정부의 독선과 불통, 오만한 독주를 견제하는 방식을 혁신해서 국민의 지지를 받겠다.”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로 ‘계파 갈등’을 지적하신 것으로 안다.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우리 국민은 정당이나 국민의 이익보다 계파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정당을 신뢰하지 않는다. 나는 계파에서 자유로운 사람이기 때문에 민주당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 계파 갈등을 해소하는 데도 적임자라고 본다.

이번 5.4 전당대회가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새로운 꿈을 꾸게 하는 ‘희망’ 전대, ‘혁신’ 전대가 되어 내가 대표가 된다면 그 자체가 계파 청산의 의미가 있고 여의도 정치의 반란이 아니겠나.계파주의 청산은 계파가 필요 없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가능하다.

공천혁명을 통해 투명하고 객관적인 공천 기준을 적용하면 후보들이 줄서기 하지 않고 능력과 실력을 키울 것이다. 주요 당직은 계파에 안배하지 않고 원내외를 가리지 않고 적재적소 인사를 하고, 일반 사무 당직자들은 공채를 통해 채용하고 신분 보장을 할 것이다.”

-호남 대표가 되면 지역주의가 재연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오히려 호남 대표가 되면 지역주의를 타파할 수 있다. 호남에서부터 민주당만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민주당 독점주의를 타파하는 데 앞장설 것이다. 이렇게 되면 타 지역에서도 화답을 해 줄 것이다.

그 동안 지역주의 수혜자는 일부 정치인에 한정되었고, 지역민들에게는 많은 고통을 안겨주었다. 지역주의가 계속되면 어느 지역이고 간에 미래가 없고 낙후는 계속된다.

지금까지처럼 새누리당 후보는 대구경북에서, 민주당 후보는 호남에서 깃발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사고에 갇히게 되면 지역정치인들이 자기 정당 논리에만 충실하게 되어 시대적 화두와 흐름을 놓치게 된다.

시대정신에 대한 통렬한 고민과 과감한 도전 정신이 결여되면 결국 전국적 정치인으로 성장하기 어렵다.”

-4.24 노원병 재보선에 민주당 후보를 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향후 민주당과 안철수 전 교수와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안철수 전 교수의 현실정치 참여는 국민과의 약속이었기 때문에 예견된 것이다. 다만 예상보다 빨리 현실정치에 뛰어든 것은 민주당이 대선 패배 이후 국민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주지 못한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민주당이 레드 카펫을 깔아준 격이다. 민주당이 지금 살 길은 안철수 전 교수의 정치 행보에 구애 받지 않고 오직 국민만을 보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혁신하는 길뿐이다. 원칙과 정도를 가야 한다.

제1야당이고 127석을 가진 민주당이 노원병에 후보를 내는 것이 원칙과 정도다. 지금 우리가 노원병 지역구 국회의원 한 석이나 야권연대에 연연해서 정도를 버리면 민주당의 미래는 없다.

안 전 교수가 지금처럼 국민이나 야권과 일체의 논의과정 없이 일방적 행보를 한다면, 민주당이 후보를 내고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이 공당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전북의 최대 현안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전북 이전이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 중앙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전북 이전을 약속했다. 대표로 선출되시면 어떻게 추진해 나갈 계획인지?

“지역간 차별과 불균형을 해소하고 전북이 새로운 금융허브로 기능할 수 있도록 기금운용본부의 전북이전 공약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366조원을 운용하며 세계 4대 연기금으로 성장한 국민연금공단의 핵심은 기금운용본부다. 이를 분리해 서울에 두겠다는 것은 국토균형발전의 취지에도 맞지 않고 업무효율성도 저해하는 것이다.

당초 이명박 정부는 LH를 분리 이전시키겠다고 약속해 놓고도 이를 진주로 이전시켰다. 더구나 LH 후속대책에서 제시했던 국민연금공단 전북이전도 핵심기능인 기금운용본부를 서울에 존치시키겠다고 해 전북 도민을 실망시켰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기금운용본부의 전북 이전을 공약했고 박근혜 후보도 뒤이어 이를 공약한 바 있다.

관련 법안이 국회에 발의되어 보건복지위에 계류되어 있는 만큼 법안을 최대한 빨리 통과시켜 기금운용본부의 전북이전을 반드시 실현시키겠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이용섭 의원=학다리고, 전남대 무역학과, 미시간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 행정고시(14회), 재정경제부 국세심판원 원장, 재경부 세제실장, 관세청장, 국세청장, 행정자치부 장관, 건설교통부 장관, 제18∙19대 국회의원(광주광산구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 민주당 대변인, 정책위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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