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4%대 고정금리 3년뿐 가입 계좌 수 지속적 하락

출시와 동시에 ‘가입 열풍’이 불었던 재형저축(근로자재산형성저축)의 인기가 출시 3주 만에 시들해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타 상품과 비교해 큰 혜택이 없다는 판단과 함께 연 4%대의 고정금리가 3년밖에 적용하고 있어 재형저축 가입에 큰 장점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도내 은행권에 따르면 판매 초기 시중은행들의 과열경쟁으로 인한 금융당국의 제재와 세무서와 국세청 ‘홈택스’ 사이트 접속자가 몰려 업무에 차질을 빚는 등 관심을 집중시켰던 재형저축 가입 계좌 수가 3주째에 접어들면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전북은행의 경우 지난 25일까지 전 영업점에서 신규 개설된 재형저축 계좌 수는 3천948개로 출시 첫날인 6일 394건이던 계좌 수는 13일 274개, 20일 184개, 25일에는 135개로 떨어지면서 3분의1 토막이 났다.

재형저축 가입 열기가 식어가는 양상은 전국적으로 보이고 있다.

출시 첫날인 지난 6일 하루에만 29만 계좌에 달했지만, 지난 22일에는 4만8천여 계좌가 가입해 3주 만에 6분의 1수준으로 줄어들며 이날까지 누적 계좌 수는 119만 개다.

이는 지난 18일 출시 열흘이 채 안 돼 100만 계좌를 돌파 이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당초 은행권에서 900만명이 재형저축에 가입할 것으로 내다봤다는 점을 감안하면 13% 수준에 그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할당된 실적을 채우기 위해 은행 직원들이 지인이나 친척의 이름으로 계좌를 만들어 돈을 대신 넣어주는 이른바 ‘자폭통장’이 상당수 끼어 있어 허수를 제외하면 재형저축의 판매 실적은 더 내려갈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재형저축 열기가 초반과 달리 주춤하는 이유는 기존 가입자와 달리 가입을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재형저축 가입을 위해 꼼꼼히 체크 하는 등 타 상품과 비교해 큰 혜택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또한 은행들이 4.5~4.6%의 높은 금리 안에 우대 금리 적용과 3년 후 변동금리를 적용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재형저축 가입에 큰 장점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도내 은행권 관계자는 “18년 만에 재형저축이 부활한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이 높은 관심을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소비자들이 혜택 없음을 인식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지금은 7년 동안 돈을 묶어두느니, 차라리 금리가 조금 낮더라도 기간이 짧은 적금에 가입해 중도해지 가능성을 낮추는 쪽을 선택하는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대연기자 eo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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