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상황 불확실-자금부족 장기침체 국면 접어들 듯

도내 기업의 경제심리를 나타내는 경기실사지수(BSI)가 4년 만에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 기업들은 내수부진에 시달리면서 저성장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전북도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지난달 31일 도내 440개 업체(363개 업체 응답)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조사(BSI) 결과, 지난달 제조업의 업황BSI는 64로 전월(70)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이 극에 달했던 지난 2009년 3월(54) 이후 최저치다.

BSI지수는 기업가의 현재 및 향후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나타내는 지표로, 기준치 100보다 클수록 장래 상황이 좋다는 것이고 100보다 작을수록 그만큼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내 제조업BSI가 이처럼 악화된 이유는 채산성과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수출기업의 경우 원·달러 및 원·엔 하락으로 채산성이 악화됐고, 일반 기업은 경기침체 여파와 내수 부진까지 겹치며 생산량이 줄면서 매출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달 도내 제조업의 채산성BSI는 75로 전달보다 8포인트 내렸고, 매출BSI는 72로 7포인트 하락했다.

생산BSI는 전달보다 1포인트 감소한 79을 기록했다. 특히 도내 경기침체를 가중시키고 있는 내수시장 부진이 계속되면서 기업들은 경영 애로사항으로 내수부진이 29.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불확실한 경제상황(20.1%), 자금부족(9.5%) 등을 여전히 근심꺼리로 꼽았다. 더욱이 이달 들어 경기전망도 밝지 않을 것으로 보여 도내 제조업 경기가 장기침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4월 제조업 업황 전망 BSI는 67로 전월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채산성 전망BSI(87→76), 매출전망BSI(86→76)가 각각 11포인트와 10포인트 크게 떨어지며 제조업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북경제의 중심인 제조업 활성화를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북경제의 성장을 이끌어 온 제조업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며 끊임없는 혁신과 투자로 제조업의 경쟁력을 키워 성장 활력을 지속시켜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지역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도내 중소기업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여전히 한겨울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경기부양책 등에 적극 나설 경우 상황이 개선될 여지는 남아있다”며 “제조업이 직면한 문제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첨단기술에 기반한 고부가가치 제조업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체질 개선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달 도내 비제조업 업황BSI는 68로 전달보다 5포인트 상승해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김대연기자 eo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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