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대 임병찬 전북애향운동본부 총재

▲ 임병찬 총재는 "지역을 위해 마지막으로 봉사하라는 도민들의 준엄한 명령으로 알료, 미력하나마 혼신의 힘을 쏟아 붓겠다"고 밝혔다.

전북애향운동본부 대의원 총회에서 11대 총재로 만장일치 재 추대된 임병찬 총재(78)전북애향운동본부 대의원 총회에서 11대 총재로 만장일치 재 추대된 임병찬 총재(78). 지난달 28일 취임한 임 총재는 연임을 맡게 된 것에 대해 “지역을 위해 마지막으로 봉사하라는 ‘도민의 준엄한 명령’으로 알고 미력하나마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취임포부를 밝혔다.

애향운동본부는 그 동안 익산역 폭발과 새만금 끝 물막이 공사, 특별법 제정·개정 등의 과정 속에서 도민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다고 밝힌 임 총재는 “새 정부에도 걸어온 길 만큼이나 가야 할 길이 훨씬 더 험난한 만큼,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일은 반드시 온다고 믿는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라고 강조한 임 총재는 “ 임기 동안 ‘전북의 새로운 가치창조와 발전의 전환점 마련’ ‘인재육성과 화합·통합의 시대’ ‘나보다 우리를 앞세우는 도민 의식전화운동’에 매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방송과 신문 등에서 50여 년 동안 언론인의 외 길을 걸어온 임 총재는 그 동안 겪어왔던 반세기 회고록도 준비하고 있다. 열정적이었던 외길에서 알 수 있듯 남다른 전북사랑을 품고 있는 임 총재를 본지가 만나봤다.

-4대째 연임이다 보니, 지역사회 반응이 엇갈립니다.

▲제 열정과 헌신을 인정해 주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4대째 연임이라며 자리욕심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전북애향운동본부는 여느 단체와 마찬가지로 지역봉사단체일 뿐 입니다.

총재가 단체장처럼 권력이나 권한, 인사권, 인·허가권 등 권력을 가질 수 있는 자리가 아니기에 자리에 연연할 이유가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난 연말 총회에서 제가 다시 한 번 재 추대 됐을 때도, 개인적으로 정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새롭게 누군가 나섰다면 흔쾌히 후진에게 물려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대의원들의 전체 뜻이 모아지면서 거부할 수 없었습니다.

지역을 위해 마지막으로 봉사하라는 도민들의 준엄한 명령으로 알고, 미력하나마 혼신의 힘을 쏟아 붓겠습니다.

-지난 임기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 안 되는 일이 더 어렵고 힘든 법입니다. 때문에 새만금과 LH 유치 실패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새만금 사업은 애향운동본부 36년이란 세월 속에 20년을 올인 했던 현안 입니다.

중단됐던 새만금 사업을 재추진 하기 위해 환경단체와 정부를 상대로 수년간 투쟁해 결국 승소판결을 얻어냈던 날. 또 지난 2006년 방조제 끝물막이 공사를 하던 날 저는 현장에서 감격의 눈물까지 흘렸습니다.

LH 유치를 위해서도 2009년부터 3년 동안 애향운동본부를 추축으로 도내 180여 개 단체가 한마음 한 뜻으로 시민운동을 펼쳤으나 대통령이 도민들의 염원을 받아들이지 않아 상실감을 맛봐야 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일부 시민단체에서 LH유치 실패 유탄을 전북애향운동본부에게 돌리며 책임론까지 불거졌습니다. 그러나 애향운동본부는 앞으로도 전북발전을 위해서라면, 위대한 도전과 도약을 위해 몸을 던질 각오가 돼 있습니다.



-11대 애향운동본부의 인적 쇄신을 단행하셨다고요.

▲예. 조직의 연륜이 쌓이면서 구성원들도 안일해 지기 마련인데요. 주변에서 조직의 변화와 활력이 필요하다고 말해서 3개월간 고심 끝에 인적 쇄신을 하게 됐습니다. 새 시대가 열리는 만큼 변화를 꾀한다는 차원에서 50%에 가까운 임원진 교체를 단행했습니다.

권력이나 반대급부가 있는 기관은 아니지만 도민이 원한다면 그렇게 해야죠.지난해 12월 대의원총회에서 제가 추대된 이후 본부 이사 중 27명이 바뀌는 대수술이 단행됐고, 신규 부총재도 2명을 참신한 인물로 수혈했습니다.

조직이 젊어진 만큼 앞으로 3년간 도민과 지역발전을 위해 조건 없이 뛸 각오가 돼 있습니다.

-애향운동본부가 고향을 지키는 봉사단체임에도 불구하고 관변단체가 아니냐는 시각이 있는데요.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다고 봅니다. 애향운동본부는 태생적으로 고향사랑, 전북발전을 기치로 내세우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전북발전을 위해서는 조건과 이유가 없다는 신념으로 펼치는 도민정신운동이 행정기관을 밀어주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요. 일부에서는 애향운동본부가 마치 관(官)으로부터 보조금 등을 받아 움직이는 단체인 것처럼 오해하고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출범 이후 36년 여 동안 관의 지원은 단 한 푼도 받지 않았어요. 총재단과 이사진, 회원들이 회비를 내서 자구적인 노력으로 홀로서기를 해온 곳, 바로 이 단체가 애향운동본부입니다.

-인재육성도 주력해온 것으로 압니다.

▲그렇습니다. 전북애향장학재단을 운영하며 매년 60명 가량의 학생들에게 2억원 넘게 장학금을 지급해왔습니다.

3천 여 명 가량의 도내 인재가 장학금 혜택을 받은 셈이지요. 유성엽 정읍시장이 바로 1회 장학생이었고, 사시합격자만 40명 넘게 배출하기도 했지요. 각계각층에서 동량 역할을 하는 모습을 보면 흐뭇합니다.

현재의 서울장학숙도 90년대 초 애향운동본부에서 30억 원을 걷어 건립한 ‘서울애향장학숙’이 그 모태입니다.

-새 정부에서의 역할론을 고심하셨을 텐데요.

▲예. 애향운동본부는 전북발전을 위해서라면 가장먼저 가장 앞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뛰고 달릴 각오가 돼 있습니다.

뉴질랜드엔 ‘키위’라는 새가 살고 있었는데요. 이 새의 서식지는 먹이가 풍부한 화산지대여서 뱀이나 파충류의 천적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굳이 앞을 볼 필요도 하늘을 높이 날 이유도 없어져 기능이 결국 퇴화하고 능력이 도태됐습니다.

주어진 현실에 안주하면 멸종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뜻하는 것인데요.애향운동본부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 정부에서 과감한 자기 혁신으로 지역발전을 위한 신속한 실행에 나서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도민에게 한 말씀 해 주십시요.

▲전북은 현재 반목과 갈등, 도전과 시련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도민의견을 결집하고 상처를 치유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도 제 몫을 찾기 위해 부단한 노력도 필요합니다. 도민을 하나로 묶는 데 우리 전북애향운동본부가 앞장설 계획입니다.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 주시고, 나보다 우리를 앞세우는 의식 대전환 운동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박정미기자 j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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