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형 슬로시티 운동

▲ 전북형 슬로시티 사업은 사업비 45억을 들여 도민 삶의 질을 향상 지켜나갈 '전북형 슬로시티 지구' 13개소를 조성한다.

슬로시티운동은 빠름과 느림, 농촌과 도시, 로컬과 글로벌, 아날로그와 디지털 간의 조화로운 삶의 리듬을 지키자는 것이다.

도내에서는 이런 슬로시티 정신을 농촌주민들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에 접목시키기 위한 노력들이 펼쳐지고 있다. 전북도가 추진하고 있는 전북형 슬로시티의 이모저모를 알아본다. /편집자 붙임

전북도가 슬로시티 운동을 추진하게 된 이유는 ‘농가당 지원 예산은 전국 최고 수준이나, 고령화와 과소화의 영향으로 면(읍) 단위 생활・경제기능이 약화되어 농촌 주민들의 삶의 질이 계속 저하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지원과 함께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대안적 발전 전략으로 각광받고 있는 슬로시티 발전 이론을 농촌 지역에 도입, 새로운 농촌 활력을 창출하고 지역 순환 경제를 구축하여 도민 삶의 질을 향상 시켜나갈 ‘전북형 슬로시티 지구’ 13개소를 조성할 계획을 세웠다.

전북형 슬로시티 사업비는 45억1천200만원으로 올 중점 사업내용은 슬로시티 역량강화 주민교육(사업관리자(매니저) 양성교육, 지역리더 교육)과 전북형 슬로시티 지정 및 슬로시티 지역별 공동체 사업 프로그램 운영이다.



박훈 전북도 슬로시티 담당에 따르면 전북형 슬로시티는 크게 4가지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먼저 ‘지역 밀착형 삶의질 정책’이라는 것. 전북도의 삶의질 추진 시책인 문화복지나 체육복지 분야와 달리 구체적인 지역적 범위를 갖는 것과 특히 농촌 지역의 사회학적 문제 접근을 통한 삶의질 향상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면 단위 지역공동체 복원’라는 점도 큰 특징이다.

마을만들기의 범위적 한계를 넘어 농촌 생활, 경제 기능의 중심적 역할을 하는 면(읍) 지역의 공동체 복원을 시도, 이러한 추진 방식은 전국 최초의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 교육과 역량 강화 중심의 사업 추진 체계’도 더디지만 내실을 기하기 위한 것이다. 사업을 이끌어갈 지역 리더, 구심점 역할을 수행할 매니저, 실천운동을 전개할 지역 주민 등 참여하는 역할에 맞게 장기적인 교육 계획을 수립하고 단계적인 역량강화를 추진한다.

마지막으로 ‘주민 실천 운동으로 전개’한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주민들이 농촌의 정서에 맞는 느림의 가치를 실천하기 위한 공동규약을 만들고, 자발적인 실천 운동으로 전개해 나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북형 슬로시티는 관광활성화 중심의 슬로시티 국제 인증 대신 다른 방향을 택했다.

그것은 도내 농촌 지역이 미래 지향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주민들이 농촌 고유의 자연, 문화, 역사 자원들을 활용하면서 슬로시티에서 강조하는 느림의 가치를 생활 속에서 직접 실천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방향이었다.

지역 주민이 중심이 되어 자발적인 의지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는 토대 마련 사업이 우선 추진되는 이유다. 이러다보니 초기에 예산지원보다 교육, 역량 강화 사업이 중요하게 추진되었고 이런 사업 방식에 익숙치 않은 주민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어려움이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슬로시티를 많이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주민들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박훈 전북도 슬로시티 담당은 “많은 예산 지원보다는 먼저 주민들이 농촌의 문제를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교육과 역량 강화를 통해 스스로 연구하고 해결해 갈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지원해주는 슬로시티 사업이 이제는 주민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 추진 일정을 보면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역량강화 교육을 실시 한 후, 슬로시티 주요 실천항목을 실천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이 갖춰진 시군의 읍·면·동을 5월까지 예비 지구로 지정한다.

예비지구로 지정된 지역은 주민교육 및 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을 추진한 후, 주민참여 의지가 높고 지역자원을 활용하여 명품 슬로시티로 육성 가능한 13개 지역을 평가하여 9월께 전북형 슬로시티로 지정할 계획이다.

지정된 13개 슬로시티에는 체험․힐링 프로그램 운영, 전통문화계승 복원사업, 도랑․마을숲 가꾸기, 주민 공동체 활동에 필요한 시설 구축 등에 지역당 3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윤재구 삶의질정책과장은 “전북형 슬로시티 사업은 ‘느림의 가치’를 일상생활 속에서 추구함으로서 삶의 방식을 바꾸어 미래의 지속 가능한 농촌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것”이라며 “읍면동 지역 공동체를 구성하고 역사, 문화, 자연 자원의 가치를 보존, 활용하여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 순환경제 구축을 도모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병재기자 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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