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SC은행등 판매한도 소진 서민 큰 불편…한도 늘려야

서민들의 대표적 주택금융상품으로 주목 받아온 장기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인 ‘적격대출’이 이달 중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적격대출 과열을 우려해 은행별 판매한도를 정해뒀는데, 판매 한도를 소진한 은행들이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 이에 일각에서는 적격대출 판매가 중단되면 서민들이 불편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며 대표적인 서민주택금융상품인 만큼 한도를 더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8일 도내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 중에서 적격대출을 가장 먼저 출시했던 SC은행은 2조9천여억원의 한도 중 이미 2조8천여억원을 소진해 1천억원 가량이 남았다.

씨티은행도 적격대출의 남은 한도가 2천여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은 아직 다소 여유가 있지만, 외국계 은행의 적격대출 판매 중단에 따른 반사 수요가 몰리면 조만간 한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은행들은 금융당국과 주택금융공사 등에 적격대출 한도 증액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은행의 경우 지난해 시행과 동시에 도입할 방침이었지만, 전산시스템 상의 문제로 올 하반기에 도입해 전격 시행될 예정이다.

적격대출은 주택금융공사가 대출 채권을 인수한다는 전제로 시중은행이 장기간 고정금리로 대출해주는 서민주택금융상품이다.

9억원 이하의 주택을 담보로 최저 10년에서 최장 35년까지 분할상환대출을 받을 수 있는 장기·고정금리 대출상품으로 금리가 들쭉날쭉해도 이자 부담이 전혀 늘지 않는다.

주택가격이 내려도 대출만기가 장기간인데다 매달 조금씩 갚아나가는 방식이어서 원금상환 압박이 없다.

실제 상환기간이 10년인 적격대출의 경우 3% 후반 금리가 적용되고 30년 만기의 경우는 4%대 초반 금리가 적용, 그동안 변동금리로 이자부담에 시달렸던 서민들은 저렴한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갈아탈 수 있어 대표적인 서민주택금융상품으로 주목받아 왔다.

때문에 은행권에서는 적격대출 수요의 70%가 기존 변동금리대출을 고정금리로 바꾸려는 금융소비자들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적격대출 판매 중단으로 시중은행들이 자체 주택담보대출 상품 밖에 판매할 수 없어 당장 저렴한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갈아타고자 하는 서민들이 적지 않은 불편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도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별로 적격대출 한도를 정해놓다 보니 고객이 원해도 더 팔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며 “금융당국이 한도를 늘려주지 않으면 적격대출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1분기 시중 은행의 적격대출 판매는 2조5천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6조5천억원 대비 4조원 감소해 금융당국의 과열 우려는 해소된 상태다.

/김대연기자 eo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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