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시설물 공중화장실등 남녀구분 규제방법없어 성범죄 노출 개선돼야

전북도민들이 4대 사회악 중 성폭력 근절에 가장 역점을 둬야 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개인건물 등에 설치된 남·녀 공용화장실이 성범죄 사각지대로 전락할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2월 20대 동갑내기 커플이 전주 우아동 한 술집 화장실에서 대담한 애정행각을 벌이다가 볼일이 급한 A(22)씨와 시비 끝에 공동폭행, 경찰에 붙잡힌 사건이 발생했다.

20대 동갑내기 커플은 화장실에서 애정행각을 벌이다 이 술집에서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다가 볼일이 급해 화장실을 찾은 A와 싸움이 빚어져 법정에 서게 됐다.

공용화장실이 20대 커플의 애정행각 장소로 변질돼 결국 싸움에 이르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다. A씨(22·여)는 지난달 29일 밤 9시 전주시 덕진구 전북대 근처 한 주점 화장실에서 옷매무세를 고치는 중 만취한 남성이 문을 열고 들어와 깜짝 놀랐다.

자신을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남성에 놀란 A씨는 바로 화장실 밖으로 뛰쳐나왔다. 다행히 A씨는 술을 많이 마시지 않은 터라 바로 자리를 피해 화는 면했지만, 그 뒤로 남·녀 화장실이 구분돼 있지 않은 건물의 공용화장실은 기피 장소가 됐다.

A씨는 “소규모의 음식점, 술집 등은 대부분 화장실이 남녀로 구분돼 있지 않아 무서울 때가 많다”며 “그 일이 있은 후 화장실이 따로 분리돼 있는 곳만 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남·녀 공용화장실이 민망한 상황이나 성범죄의 위험 등에 노출돼 있지만 개인 건물이라는 이유로 법적 근거 조항이 없어 갈수록 늘고 있는 성범죄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부분 대형 상가나 공공 시설물에 달린 화장실은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남·녀 화장실을 구분을 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개인건물의 경우 이를 규제할 방법이 없어 성범죄에 노출돼 있는 상태다.

특히 공용화장실이 있는 소규모 음식점이나 주점, PC방 업주 등은 대부분 화장실이 구분돼 있지 않아 성범죄 우려가 일고 있다.

개인건물주들의 인식과 이를 위한 제도적 개선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9일 전북지방경찰청이 전북도민 2천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4대악 근절 중 가장 역점을 둬야 할 부분’에 대한 물음에 도민 39.6%가 ‘성폭력’이라고 대답, 최근 성범죄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에는 성폭력에 이어 29.2%가 학교폭력, 16.4%가 부정불량식품, 14.8%가 가정폭력이라고 응답했다.

/윤승갑기자 pepeyoon@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