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수익악화-현금바닥

건설사들이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면서 멈춰 선 성장, 무너진 수익성, 현금 바닥이라는 삼중고에 빠지면서다.

18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12년 기업경영분석(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업의 성장성, 수익성, 현금흐름 지표 등이 일제히 악화됐다. 그 동안 지속된 수익성 하락에도 불구하고 미약하게나마 성장성은 유지해 왔지만 지난해 성장성마저 훼손되면서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건설업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매출액증가율은 지난해 3.6%로 전년(3.8%)보다 0.2%포인트 하락했고 총자산증가율은 -3.7%로 전년(4.6%) 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과 매출액세전순이익률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매출액영업이익률은 0.2%를 기록해 전년(1.8%)보다 1.6%포인트 떨어졌고 매출액세전순이익률도 -4.0%로 전년(-0.8%)보다 마이너스 폭이 확대됐다.

건설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과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전 산업을 통틀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이자보상비율은 금융비용에는 별다른 변동이 없었지만 매출액영업이익률이 하락한 탓에 전년(80.7%)보다 큰 폭 떨어져 10.9%로 낮아졌다.

건설사들의 현금 곳간도 바닥을 드러냈다. 지난해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흐름은 -71억원으로 전년(17억원) 대비 마이너스 전환했다. 재무활동을 통한 현금조달이 2011년 190억원에서 작년 5억원으로 급감하면서 현금증감액도 전년 74억원 순유입에서 132억원 순유출로 돌아섰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수입으로 단기차입금과 이자비용을 어느 정도 부담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현금흐름보상비율은 7.7%로 전년(14.1%)에 비해 곤두박질쳤다. 대부분 업종의 현금흐름보상비율이 전년보다 상승한 반면 건설업은 영업활동 현금흐름과 재무활동 현금흐름이 악화되면서 큰 폭 하락했다.

다만, 안전성 지표는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부채비율은 203.5%로 전년(204.8%)보다 소폭 하락했고 차입금의존도도 26.3%로 전년(26.6%) 대비 떨어졌다.

그러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여전히 다른 사업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안정성이 개선됐다고 보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저성장 기조이기는 했지만 건설업의 성장성은 어느 정도 유지되었다”며 “그러나 지난해 성장성 지표마저 악화되면서 저성장 국면이 마이너스성장으로 전환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완수기자 kimws9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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