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이슈 / 안철수 국회진출과 전북정치권

범야권 빅뱅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새 정치’를 주창한 안철수 국회의원(서울 노원병)이 4.24 재보선을 통해 여의도에 정식으로 입성한 데 따른 것이다.

안철수와 지지 기반이 상당부분 겹칠 수밖에 없는 민주통합당과 전북 지역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초긴장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제 1야당인 민주통합당은 4.24 재보선에 출마한 후보들이 전멸했다. 당이 존립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여기에다 새누리당은 기초단체장, 지방의원 후보를 무공천하는 등 대국민 약속 지키기에 나섰지만 민주당은 이마저도 실천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여당과의 개혁 경쟁에서도 밀렸고 리더십 부재, 선거 전략 부재 등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전북의 유일 중심정당인 민주통합당.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폐지 등 혁신적 회생 방안을 만들어낼지 아니면 안철수 그룹에 잡혀 빅뱅 도가니에 끌려 들어갈 것인지 도민들의 시선이 집중된다.<관련기사 3면>

민주통합당에 패배 의식이 스며들고 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출범한 후 회초리투어까지 강행했지만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민주통합당이 4.24 재보선에서 전패한 것은 현재의 당 체제로는 존립조차 어렵다는 점을 방증하는 결과다. 18대 대선 패배 이후 뼈를 깎는 쇄신 작업이 필요했지만 당은 대선 패배 책임론에 휩싸이면서 기회를 잃었다.

더욱이 박근혜 대통령은 조각(組閣) 과정에서 상당한 무리수를 뒀고 이에 대한 국민적 비판 여론이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 민주당은 국민 여론에 부응하지 못했다.

당내 주류-비주류, 친노-비노간 갈등은 국민들에게 ‘밥그릇’ 싸움으로 비쳐진 셈이다. 4.24 재보선 결과를 놓고 보면 민주통합당은 크게 두 가지 실책을 범했다.

첫째, 서울 노원병의 경우 처음부터 후보를 낼 생각조차 못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에 대한 예우 차원이라고 포장했지만, 그 변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정도로 유권자 수준은 낮지 않았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못한 데 이어 이번에도 결정적 전략 미스를 범했다는 지적이 많다.

둘째는 기초단체장, 지방의회 후보를 공천했다는 점이다. 새누리당은 무공천했지만 사실상의 새누리당 성향 후보들이 대거 당선됐다. 새누리당은 명분과 실리를 얻었고 민주통합당은 둘 다를 잃었다.

민주통합당이 제1야당의 위치를 고수하기 위해선 대대적인 혁신 외에는 방안이 없다. 5.4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되는 새 지도부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은 물론 중진들도 자신의 기득권을 최대한 내려놓는 게 필요하다.

5.4 전대 이후에도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 민주당은 텃밭인 전북에서도 지방선거를 자신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와 관련,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통합당이 공천 폐지를 전격 실현할지 주목된다.

국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것은,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후보에 대한 무공천이기 때문이다. 정당 공천 폐지는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등 대선 후보의 공약이었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공천 폐지를 전격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당내에선 “국회의원들이 기득권을 버려야 하며, 이를 위해선 공천 폐지 등 극약 처방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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