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FF 관객과의 대화 / 정지영-백승우 감독

▲ 28일 오후 지프라운지에서 열린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 지프톡에서 참석자들이 '천안함 프로젝트'의 제작과 상영에 얽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백승우 감독, 정지영 감독, 김영진 프로그래머.

14회 전주국제영화제의 최대 화제작으로 꼽히는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가 27일 전주 메가박스에서 첫 공개됐다.

이날 공개된 영화는 2010년 3월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어뢰 공격 때문이라는 정부 발표에 의문을 제기했다가 소송을 당한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이었던 신상철씨와 선박 구조·구난 잠수 전문가인 이종인 대표(알파잠수기술공사)의 의견을 소개한다.

영화에서 제기한 문제들은 새로운 것들은 아니지만 천안함 침몰 사건을 둘러싼 여러 쟁점들이 차분하게 정리, 이 사건이 단순하게 정부의 일방적 발표로 끝날 수 있는 사건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영화 전반부는 천안함 바닥의 긁힌 자국은 ‘좌초’의 증거로 볼 수 있으며 사진이 다른 ‘1번 어뢰’, ‘스크루’의 파손, 그리고 열상감시장비(TOD) 영상에 해수변화가 없으므로 어뢰 폭발 가능성이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래서 좌초 후 중력의 영향으로 두 동강이 났을 것(이종인)이란 시각과 좌초 후 표류하다 제3국의 잠수함에 충돌, 두 동강 났을 것(신상철)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후반부에서는 내레이션을 맡은 배우 강신일이 변호사 역할을 연기하며 현재 진행중인 재판을 재연한다.

‘개인적’으로 신씨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던 해군 장교가 ‘공적’으로 소송을 진행하면서 펼치는 비논리적인 답변, 상식적인 질문에 비상식적으로 대답하는 해군 등 정부 관계자의 법정 증언을 통해 왜 아직도 많은 국민들이 정부의 발표를 믿지 못하는 가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상식적인 의문을 가진 사람들을 설득하거나 대화하는 노력도 없이 ‘종북’이나 ‘빨갱이’로 몰아붙이는 우리 사회의 기득권층에 대해 일침을 가한다.

제작․기획 장지영 감독, 연출 백승우 감독.  

▲‘관객과의 대화’ 정지영-백승우 감독

“천안함 침몰에 대한 나의 의문을 해소해 달라. 나를 설득시키면 이 영화를 없애겠다. ” 천안함 프로젝트가 첫 상영된 27일, '관객과의 대화'(GV) 행사에 참석한 정지영 감독은 천안함 침몰이 북한 소행이라는 정부 발표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남아있는 합리적인 ‘의문’을 공유하기 위해서 영화를 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개봉을 묻는 질문에는 “아직 개봉계획은 없다. 영화관에서 상영해 줄지 모르겠다. 정식 배급이 안된다면 강당을 빌려서 상영하는 등 다른 루트로 배급하겠다”며 “누군가 ‘영화상영금지 가처분’을 신청한다면 2~3년 후 재판이 끝난 뒤 상영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이어 “이런 영화를 만드는 일에 ‘용기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이 없는 그런 사회를 소망한다”며 말을 맺었다.

‘천안함 프로젝트’가 자신의 첫 장편작품이라는 백승우 감독은 “주위 사람들로부터 ‘축하한다’는 말보다 ‘괜찮겠느냐’는 질문을 먼저 받았다”며 “우리 사회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한 영화인만큼 관객들과의 호흡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 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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