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장애인태권도 선수단 전북방문

 

▲ 핀란드 장애인태권도 동호인들이 26일 본사 이창승 대표이사를 예방한 자리에서 한국의 전통문화가 잘 보존된 전북지역 관광에도 큰 기대감을 표했다. 위에 사진 왼쪽부터 아르토니에미, 빼카 이소헬라, 얀니 이소헬라.

머나먼 북유럽의 국가인 핀란드에서 현재 태권도를 배우고 있는 장애인태권도 동호인들이 지난 21일 태권도의 종주국인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이들 일행은 핀란드 헬싱키 장애인협회 소속 태권도선수들인 아르토 펠토니에미(55, 척추장애)와 페카 이소헬라(60, 지적장애), 요카 한니네미(43, 하반신장애), 한나 야스켈라이넨(48, 하반신 및 언어장애) 등 4인과 페카 씨의 아들인 얀니 이소헬라 씨 등 5인으로, 8박 9일간의 이번 방문에서 국기원과 무주 태권도원 등을 방문해 장애인 태권도를 소개하고 장애인단체들과의 교류활동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이들 일행을 인솔한 황대진 핀란드한인회장(72)는 핀란드와 스칸디나비아 반도 등 북유럽 지역에 태권도를 소개한 핀란드태권도의 대부이자 장애인들을 위한 태권도 동작을 개발해 직접 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사부이기도 하다.

황 회장은 발차기를 비롯한 발 동작 위주의 태권도에서 탈피해 장애인들의 심신단련과 호신술 등을 위한 손 동작을 위주로 한 장애인태권도를 개발한 후 현재 6년째 핀란드에서 20여명의 장애인태권도선수들을 육성하고 있다.

핀란드에서 우리나라를 알리는 민간대사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는 황 회장이 지난해 핀란드 현지 직업학교 교장과 국제담당 교사 등 5인을 인솔하고 고국을 찾은 후 1년 만에 재차 방문하게 된 것은 장애인태권도의 세계화를 위해 홍보하고, 장애인태권도를 함께 보급할 태권도사범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 황대진 핀란드한인회장.

황 회장은 장애인태권도선수단과 함께 지난 24일 서울 국기원을 방문하고 장애인태권도 수련법을 시연했으며, 강원식 국기원장은 태권도 시연을 펼친 이들에게 모든 태권도인을 대표해 감사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일행 중 유일한 여성인 한나 야스켈라이넨 씨는 “우리는 비장애인처럼 품새와 겨루기, 격파는 할 수 없지만 다양한 태권도 동작을 응용한 방법으로 수련하고 있다”면서 “태권도를 수련하면서 건강이 좋아지고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26일에는 전주시를 방문해 헬싱키와 전주시 장애인단체간 교류활동에 나서는가 하면, 27일에는 세계태권도인들의 성지이자 완공을 앞두고 있는 무주 태권도원을 방문하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26일 본사 이창승 대표이사를 예방한 자리에서 한국의 전통문화가 잘 보존된 전북지역 관광에도 큰 기대감을 표하기도 했다.

아르토 펠토니에미 씨는 이날 “한국에 오기 전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싶었지만 처음 방문했던 서울에는 높은 빌딩이 많아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면서도 “이와는 반대로 전주는 한국고유의 전통문화가 비교적 잘 보존돼있어 매우 흥미롭고 좋았다”고 밝혔다.

이어 “태권도는 강한 정신력과 의지력, 호신술 등을 배울 수 있는 무도(武道)”라며 “우리와 같이 신체적인 핸디캡(장애)을 가진 사람들도 정신력을 기르는데 도움이 되고 재활의지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들 일행은 또 오는 6월 완공을 앞둔 무주 태권도원에 대한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황 회장은 “세계태권도인의 성지로 조성중인 태권도원을 방문하니 감회가 무척 새롭다”면서 “장애인태권도 선수를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프로그램과 인프라를 갖춘 시설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9일 핀란드로 귀국하는 황 회장 일행은 끝으로 “핀란드를 비롯한 북유럽에서는 길거리에서 장애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편견 때문인지 장애인들이 집안에만 있는 경우가 많아 볼 수 없었다”면서 “태권도종주국인 한국에도 장애인태권도가 하루빨리 보급돼 강한 정신력과 재활의지, 사회성을 가진 장애인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핀란드 장애인태권도선수단이 지난 24일 서울 국기원을 방문하고 장애인태권도 수련법을 시연했으며, 강원식 국기원장은 태권도 시연을 펼친 이들에게 모든 태권도인을 대표해 감사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한편 한-핀란드간 민간외교대사의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황대진 핀란드한인회장은 지난 1979년 핀란드에 건너가 태권도를 전파해, 현재 150여개의 태권도장과 5만여 명의 태권도동호인을 보유하게 만든 핀란드태권도의 산 증인이다.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 발틱3국과 구 소련에도 최초로 태권도를 전파한 황 회장은 또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핀란드 3대정당인 중로당의 헬싱키 동부지역 당위원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2007년과 2008년 핀란드 국회의원과 헬싱키시의원 선거에 출마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근태기자 g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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