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FF 월드시네마스케이프 섹션 / '전쟁과 한 여자' GV 현장

▲ 지난 30일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스케이프 섹션에서 상영된 '전쟁과 한 여자' GV 현장.

“일본 정부는 과거의 잘못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것은 일본 국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중-일, 남-북, 북-일간의 갈등은 남 탓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특히 ‘전쟁’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합니다.”(테라와키 켄 프로듀서)

지난 30일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스케이프 섹션에서 상영된 ‘전쟁과 한 여자’ GV 현장에서 제작자인 테라와키 켄은 “전후 반성의 기회가 있었던 일본이지만 현재까지 전쟁 책임이 없다고 반복하는 것은 일본국민에게도 악영향만 끼칠 뿐”이라면서 “어느 전쟁이든 영화에 등장한 비슷한 형태의 비극이 반복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하루히코 아라이

▲ 테라와키 켄 프로듀서

‘전쟁과 한 여자’는 2차 대전 말기 허무주의에 빠진 소설가의 육체적 탐닉, 불감증으로 자신을 보호하며 희망을 잃지 않는 매춘부, 전쟁을 통해 괴물이 된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는 병사를 등장시켜 전쟁 말기와 전후 일본의 모습을 담아냈다.

또한 전쟁으로 파괴되는 개인의 모습과 함께 천황으로 상징되는 일본 군국주의 체제가 전쟁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특히 소설가 사카구치 안고의 원작(단편소설)에 없는 인물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타락하라, 더욱 타락하라’(타락론)고 외쳤던 소설가의 의식 세계를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김영진 프로그래머는 “세상은 결코 좋아지지 않고 타락한 세상을 닮은 괴물이 되거나 그 세상으로부터 퇴각해 소멸하더라도 대다수 인간은 살아남아 여하튼 삶을 이어가고 그 가운데 스스로 찾아내는 삶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이 영화는 낮은 목소리로 보여준다”고 리뷰에 적었다.

한편 이 영화는 지난 27일 일본에서 상영을 시작했지만 현지 반응은 냉담한 편. 시나리오를 쓴 하루히코 아라이는 “일본 신주꾸 영화관에서 상영을 시작했는데 관객이 별로 없다”며 “이런 가운데 한국배우 조인성씨가 영화를 관람해 많은 힘이 되고 있다”고 설명. 한편 ‘전쟁과 한 여자’의 이노우에 준이치 감독은 ‘감각의 제국’으로 유명한 와카마츠 코지 감독의 제자로 이번 작품의 그의 첫 장편영화다.

/이병재기자 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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