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농산물을 수출하는 전주시 소재 A사 대표 이모(51)씨는 요즘 고민이 많아졌다.

일본 정부의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으로 촉발된 엔저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현재 납품가격이 지난해 4분기 기준 25% 가량 하락했기 때문. 지난해 말 기준 엔화가 1천400원대에서 현재 1천100원대로 매달 50원 이상 떨어지는 상황으로 수출에 빨간불이 켜진지 오래다.

이씨는 “고객사와 거래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납품하고 있는 실정인데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얼마나 줄어 들지 걱정이다”고 한숨을 쉬었다.

최근 엔화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달러당 100엔 돌파를 눈앞에 두면서 ‘엔저쇼크’를 겪고 있는 지역 수출중소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일 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와 지역 수출기업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시작된 일본의 엔저 현상이 우리나라의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가시화되면서 지역 수출기업들 역시 옥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기화되고 있는 엔저 기조로 인한 전북지역 기업들의 피해는 전년 대비 대일본 수출이 감소하면서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3월말 현재 도내 일본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5%(3천3백만달러) 감소한 2천7백만달러에 그치며 지난해 25.6%의 수출증가율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하지만 문제는 엔저 효과가 1분기 실적에 크게 반영이 안돼 엔저에 따른 영향은 2~3분기 후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전망에 지역 수출기업들의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

전주에서 장미 등 화훼류를 일본으로 수출하는 로즈피아 관계자는 “일본 경매시장에서 일정 물량을 취급해야 영향력이 유지되는 점을 감안해 수출 물량을 쉽게 줄일 수도 없어 이만저만 고민이 아니다”며 “일본의 화훼류 가격이 정상화될 때까지만이라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물류비 등의 확대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엔화약세의 영향권에 바짝 다가서자 도내 수출기업들은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을 막기 위해 환변동보험으로 몰려들고 있다.

환변동보험이란 수출·입에 따른 거래 금액을 특정 환율에 고정시킴으로써 미래 환율변동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보장하는 상품으로 한국무역보험공사 전북지사의 올해 1~4월 환변동보험의 판매실적(인수 규모)은 277억9천만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46억5천만 원) 6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한국무역보험공사 전북지사 관계자는 “환율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도내 수출기업이 최근 환위험 관리에 관심이 커졌다”면서 “하반기에는 기업들의 추가적인 수요를 반영해 환변동보험 지원 한도를 추가로 확대, 도내 수출기업들의 경영 손실을 최대한으로 줄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대연기자 eo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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