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새 2배이상 증가 타 금융권은 일제히 줄어 쏠림현상 부실 심화 우려

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을 취급하는 도내 금융기관들의 대출 실적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저축은행의 취급액은 오히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정부가 햇살론 채무불이행 발생시 대신 빚을 갚아주는 보증비율을 85%에서 95%로 높인 이후 저축은행들은 햇살론을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한 안전자산으로 여기고 취급 확대에 나서며 작지만 안정적인 수익원을 찾은 결과다.

12일 도내 금융권 및 전북신용보증재단 등에 따르면 서민보증부대출 햇살론을 통한 사업자 대출 보증실적은 올 들어 지난 3월말까지 395건에 38억4천1백만원 정도다. 

대출 추이는 도입 첫해인 2010년 172억4천400만원(2천202건)에서 2011년 144억8천900만원(1천730건), 2012년 117억7천3백만원(1천331건)으로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취급기관별로는 신협이 197억6천4백만원(2천320건)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새마을금고 153억4천4백만원(1천884건), 저축은행 57억7천3백만원(650건), 지역농협 48억8천8백만원(599건), 수협 9억1천만원(112건), 산림조합 6억6천8백만원(83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햇살론은 저신용, 저소득자를 대상으로 생계자금과 창업자금 등을 지원하는 상품으로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은 지역신용보증재단 등에서 발급받은 보증서를 담보로 10% 안팎의 금리로 햇살론을 취급하고 있다.

하지만 3년 새 2금융권의 햇살론 대출 건수와 액수는 대부분 감소한 반면, 저축은행의 취급액은 오히려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도내 저축은행의 햇살론 대출은 2010년 9억8천800만원(125건)에서 2011년 12억9천500만원(158건), 2012년 24억5천만원(262건)으로 3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다른 금융권의 햇살론 대출은 모두 줄었다.

수협의 경우 5억5백만원(62건)에서 7천3백만원(12건), 지역농협 32억4백만원(395건)에서 6억9천7백만원(83건), 새마을 금고 66억4천7백만원(873건)에서 26억9천3백만원(311건), 신협 56억7천7백만원(721건)에서 56억3천9백만원(635건)으로 건수와 액수 모두 감소했다.

이처럼 저축은행 업계의 햇살론이 증가하는 이유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한탕을 노리던 저축은행이 새로운 대출 상품 개발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증서를 담보로 하는 안정적인 햇살론에 주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쏠림현상이 햇살론의 연체율 상승 등 부실을 더 심화시킬 수 있어 건전성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내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8월 9%를 넘어선 햇살론 대위변제율이 지난 3월 현재 9.8%까지 치솟으면서 햇살론 사용자 열명 중 한 명이 연체를 하고 있는 셈”이라며 “현재 서민금융 지원의 초점이 자금공급의 양적확대에 맞춰져 있어 연체율 관리 등을 통해 서민금융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연기자 eo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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