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도란 도란 시나브로길'

▲ 남고산성 성곽길.

흔히들 현대시대 우리네 삶의 표상이 스피드라고들 한다.

정말 그럴까. 그 스피드에 지친 우리네 삶의 진솔한 단상이 우리가 모른채 지나쳐가는 진짜 우리들의 모습은 아닐런지. 그래서일까. 시나브로 시나브로 도란 도란 느껴지는 정취가 하루 하루 계속되는 스피드의 피로감에 지친 현대 일상의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다.

도란 도란 시나브로길이 그러하다.  지난 2011년 한옥마을 녹색둘레길 조성사업에 이어 2012년 행정안전부(현, 안전행정부) 공모사업으로 선정돼 지난해 2월부터 추진 중인 전주시의 도란도란 시나브로길 조성사업이 이제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가 역사와 문화에 조금씩 동화되어 가는 길’이라는 의미의 ‘도란도란 시나브로길’. 도란도란 시나브로길은 전주의 대표적인 역사문화자원인 한옥마을, 젊음과 낭만의 거리인 전주교대 대학로, 세계무형문화유산의 거점공간인 국립무형유산원, 후백제에서 이어진 천년의 숨결을 안고 온 남고산성, 천주교 순례지 치명자산성지, 전주자연생태박물관, 삶과 추억이 깃든 도심 속 달동네인 자만벽화마을 등으로 이어진다.

시나브로길은 역사와 문화, 향토자원, 자연생태를 소개하고 체험하면서 호흡할 수 있는 소통의 길이다. 사람들이 이 곳을 찾는 가장 큰 이유이다. 시나브로길 조성사업은 2012년도 행정안전부(현 안전행정부) 공모사업에 당선되는 영예를 안았다.

국비 7억 5000만원을 교부받아 총 15억원의 사업비로 추진한 1차 사업에 이어 지난해 국비 6억원, 도비 1억 8000만원, 시비 4억2000만원을 투입해 현재 이 사업을 진행 중이다. 도심공간속에 시나브로 쉬어 갈 수 있는 휴식공간 개념이 적용됐다.



▲ 고목

▲ 관성묘앞 쉼터.

최근 전국 최고의 관광지로 떠오른 전주 한옥마을에서 시작하여 아태무형문화유산전당, 남고산성(견훤산성), 대성정수장, 치명자산성지, 전주자연생태박물관을 거쳐 다시 한옥마을로 연결되는 역사 및 생태탐방로를 조성, 마을주변의 사회적기업과 연계한 활성화 방안 등이 투영됐다.

전주시의 이 같은 사업은 안전행정부로부터 사업추진 우수사례로 인정을 받아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워크샵을 개최하는 등 전국에 전주 녹색길의 우수성을 널리 홍보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2년에 걸쳐 정비되고 있는 도란도란 시나브로길 조성사업은 한옥마을 주변의 풍부한 역사문화 자원을 한옥마을과 연계하여 새로운 관광루트로 개발하는 동시에 경제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계획되었으며, 지역주민들에게는 생활공간의 정비를 통한 삶의 질 개선을 목적으로 시작됐다.

도란도란 시나브로길 구간 중 남고산성내에 조성된 자연생태 습지는 개구리와 도롱뇽, 맹꽁이 서식처로 어린이와 학생들의 생태체험 학습장으로 각광받고 있고, 삭막한 아스팔트 도로에서 벗어나 자연 그대로 흙의 질감을 느끼며 걸을 수 있도록 조성된 황토길 또한 도심 속 답답한 일상을 벗어나 바람이 보이는 상념의 대나무 숲에서 삶의 활력과 재충전을 위해 찾은 방문객들에게 힐링과 휴식의 감성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간 남고산 주변의 남고산성, 관성묘, 남고사지 등 많은 역사문화 자원과 산성천, 생태습지 등의 생태자원이 산재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좁고 보행에 어려움이 많은 도로 사정으로 인해 관광객들의 외면을 받아 왔으나, 황토길 조성과 성곽주변 나무계단 및 안내판 설치로 길 이용자가 안전하고 쾌적한 둘레길을 혼자서도 체험할 수 있게 돼 관광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후백제의 흔적과 추억이 깃든 남고산성 성곽길을 시원한 바람과 풋풋한 풀내음을 안고 도란도란 걸을 수 있는 시나브로길은 남고산 주변의 많은 역사문화 자원을 이야기를 통해 새로이 간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특히 길 주변의 풍부한 역사문화 자원과 한옥마을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새로운 관광콘텐츠로서 방문객들을 유혹하게 될 것이다.

우선 1차 사업으로 완공된 동서학동 산성천 주변 마을의 노후된 담장들에 벽화사업은 격조 있고 수준 높은 예술작품으로 멋지게 변신한 마을 담장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 중 백미가 바로 최근 인터넷 등에서 후끈하게 인기를 얻고 있는 전주 자만마을 벽화사업이다. 덕분에 자만마을이 오목대와 한옥마을을 연계한 관광 탐방코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 방문자지원센터.

이 곳은 전주 한옥마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오목교 육교가 노후화돼 난간 등 벽화작업으로 화려하게 탈바꿈,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도심속 달동네 교동 자만마을 골목길 주택 40여채 곳곳에 따뜻하고 생동감 있게 꽃을 테마로 동화, 풍경 등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디자인이 반영된 갤러리 벽화가 조성됐다.

삶과 추억이 깃든 디자인거리로 재생하고 마을의 특색을 살리면서 미관을 개선해 알록달록 아름다운 담장으로 그 모습이 달라졌다.

교동 자만마을은 한옥마을에서 가까운데 위치하고 있어 오목대, 이목대 등 주변 문화재 탐방코스로 많은 호응을 얻고 있으며 마을을 찾는 관광객 및 시민들에게 벽화를 보면서 잠시나마 잔잔한 미소를 짓게 하면서 말 그대로 몸과 마음이 쉬어가는 힐링 공간이 되고 있다.

벽화사업을 포함한 도란도란 시나브로길 조성사업은 한옥마을로 연계되는 역사체험 둘레길로 한옥마을 주변의 풍부한 역사문화 자원을 한옥마을과 연계해 새로운 관광루트가 되어가면서 발길을 이끌고 있다.

자만마을 벽화사업과 시나브로길 조성은 최근 인터넷 블로그에 전주의 가 볼만한 곳으로 자주 소개되고 있으며, 특히 젊은층 탐방이 늘어나면서 다른 자치단체로부터 벤치마킹 대상지로 떠오르고 있기도 하다.

전주시는 ‘도란도란 시나브로길’과 ‘천사의 길’ 조성 등과 연계한 새로운 관광루트 활성화를 통해 한옥마을에 국한된 관광자원을 주변 지역으로까지 확대해 구도심 활성화는 물론 관광 인프라를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재 잔여 공정인 편의시설 설치가 모두 마무리되면 아주 특별한 새로운 관광콘텐츠 공간이 될 것”이라며 “방문객들이 각박한 일상을 벗어나 자연과 동화될 수 있는 치유의 공간으로써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 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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