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25)의 첫 원톱 주연 영화인 액션물 ‘은밀하게 위대하게’(감독 장철수)의 예매율이 2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서 30% 후반대까지 치솟았다. 5일 개봉 이후 흥행성공을 예고하고 있다. 2위인 할리우드 SF 블록버스터 ‘스타트렉 다크니스’(감독 JJ에이브럼스)는 20%초반대에 그치고 있다.

동시에 김수현의 ‘녹색 추리닝’도 눈길을 끌고 있다. 김수현은 극중 북괴 최정예 스파이 ‘원류환’이다. 원류환은 북의 지령을 받고 서울의 달동네로 숨어들어 ‘바보 봉구’로 위장한 채 지내며 다음 지령을 기다린다.

김수현은 봉구로 등장하는 거의 모든 장면에서 녹색 트레이닝복 차림이다. 내복 상의 위에 트레이닝복 상의를 대충 걸치고, 하의는 한쪽을 무릎까지 걷어 올리고 있다. 원작인 최종훈(필명 훈) 작가의 웹툰 속 봉구 그대로다.

영화는 지난해 10월19일 크랭크인해 올해 3월8일 크랭크업했다. 김수현은 봉구의 트레이드 마크인 녹색 트레이닝복만 4개를 바꿔 입으면서 북풍한설을 견뎌내야 했다.

녹색 트레이닝복은 남색이나 검정색과 달리 너무 튀는 탓에 선뜻 입기에 부담스러운 색상이다.

김수현은 “원작 속 원류환의 매력을 어떻게 표현해내느냐를 고민하고 있었다. 그래서 진짜 원류환이 되기 위해서라면 대중에게 내가 어떻게 보일는지에 대해 부담을 갖거나 걱정하지 않고 편하게 입었다”고 말했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 옷 색깔은 검은색이다. 어떤 색깔과도 함께 입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수현의 녹색 트레이닝복에 앞서 제대로 튀었던 트레이닝복이 있다. 2010년 11월부터 2012년 1월까지 방송된 SBS TV 주말극 ‘시크릿가든’(극본 김은숙·연출 신우철)에서 현빈(31)이 연기한 재벌2세 ‘김주원’이 입고 나온 ‘파란색 반짝이 추리닝’이다. 김주원은 늘 거만한 목소리로 “이탈리아 장인이 한땀 한땀 정성들여 만들었다”며 재력을 뽐냈다. 이 트레이닝복은 시판 제품이 아니라 현빈의 스타일리스트가 1주 동안 공들여 만든 것이다.

김수현의 녹색 트레이닝복도 판매 제품이 아니다. 영화 의상팀이 특별 제작했다. 마침 김수현은 ‘빈폴 아웃도어’, ‘지오지아’ 등 의류 브랜드 모델이다. 이들 브랜드에도 녹색 트레이닝복은 없다. 캐주얼 정장 브랜드인 지오지아보다 녹색 트레이닝복과 좀 더 가까울 수 있는 빈폴 아웃도어 측은 “아직 트레이닝복 출시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김수현은 ‘김수현표 녹색 트레이닝복’이 인기를 끌 수 있을 지 묻자 “그렇게 튀는 녹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다닐만한 곳이 있을까요”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러나 앞서 현빈의 반짝이 트레이닝복도 아무나 못 입을 특이한 것이었지만 드라마와 현빈의 인기를 타고 서울 동대문 시장을 중심으로 불티나게 팔렸다. 손재주 좋은 일부 엄마들은 자녀에게 직접 만들어 입혔다. KBS 2TV '개그콘서트’는 현빈의 반짝이 트레이닝복을 개그 소재로 사용하기도 했다.

김수현의 녹색 트레이닝복도 유행하지 말라는 법은 없는 셈이다. 전제는 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예매율에 이어 흥행에도 성공, 김수현의 인기가 더욱 높아져야 한다는 점이다. ‘시크릿가든’의 시청률은 35% 이상이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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