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가동중단 전력대란 우려 비상발전기 설치 꿈도 못꿔 전력사용량 줄이기 안간힘

올 여름 사상 최악의 전력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도내 산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대규모 정전시 전기사용량이 많고 자가발전이 없는 전주산업단지내 중소기업들의 타격은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중소기업중앙회 전북지역본부 및 도내 산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11년 9월15일 초유의 정전사태가 난 지 2년여가 흘렀지만, 매년 여름이면 전력 대란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소들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데다 이상고온 현상까지 겹쳤다. 게다가 원전 시험성적서 위조 파문으로, 가동중이던 원전 3기를 정지시키면서 제2의 전력 대란이 현실로 나타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에 정전 시 자가발전 시설을 갖추지 못한 도내 중소기업들은 지난 9·15정전 사태의 악몽이 재현될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현재 전주산업단지내 입주 업체는 133여 곳(1산단116개·2산단 17개)이다. 이 가운데 자체 발전설비를 갖춘 업체는 전주페이퍼와 휴비스, 삼양사 등 대기업 일부에 지나지 않아 정전 시 생산 중단 등 조업 차질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는 지난 9·15 정전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 전력수급상황이 안정적이었던 데다 설비를 갖추기 위해선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전주산단 133개 업체 중 69개 업체(51.8%)는 10명 미만이 고용된 소규모 업체로 개별적으로 전력사용량을 조절하며 정전사태를 예방하는 방법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태다.

특히 정전 발생시 각 공장에서 사용하는 일정 소비전력을 감당할 만한 비상발전기를 설치하는데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달하다 보니 재정난을 겪고 있는 중소업체들로서는 언감생심 꿈도 못꾸는 상황이다.

실제 1천㎾급 소형발전기 가격은 1~2천만 원에 달해 원자재비와 인건비 상승, 환율변동 등으로 만성적인 자금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중소기업들로서는 별도의 발전설비를 갖추는데 소요되는 재원을 마련하기조차 쉽지 않다.

상황이 이렇자 중소기업에서는 피크타임인 오후 2~3시 사이 전력사용량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주산단 입주업체 A사 관계자는 “전력 사용 피크시간대 일부 생산라인 가동률을 줄이거나 전력사용일지 기록 등으로 전력사용량을 줄이고 있다”며 “자체 발전설비를 갖출 형편이 되질 않기 때문에 중소기업은 무조건 전기를 아껴써 만일의 정전사태를 예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내 한 산업계 관계자는 “설비확충 및 개선을 위한 시설자금이 지원되고 있지만 어렵게 받은 자금을 발전시설에 쏟아 부을 업체 대표는 아마도 없을 것”이라며 “에너지관리공단 등 유관기관에서 발전기 보유 및 수요를 파악해 시설 지원이 이뤄진다면 중소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대연기자 eo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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