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아침

이인권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최근에 전라북도 공무원노조는 설문조사를 통해 베스트 간부공무원을 선정하여 발표하였다. 이번 조사는 도청의 5급 이상 간부 300여 명을 대상으로 전문성과 책임감, 리더십 등 7개 분야에 대해 평점을 매겨 비교적 객관적 평가였다고 한다.

그 결과 6명이 선정되었는데 내용을 보면 주로 지장(智將)보다는 덕장(德將)에 가까운 사람들이라고 한다. 개인적인 측면에서 보면, 선정된 명단에 그동안 업무적으로 연관을 갖고 있었던 분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상급 관청에서 소관 업무 감독 권한을 갖고 있었던 그 분들은 역시 업무 분야가 달라져도 구성원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베스트 간부공무원들은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조직의 참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그에 앞서 전라북도 노조는 전체 구성원을 대상으로 ‘조직문화 개선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가 있다.
그 결과 간부들의 덕과 포용이 가장 중요한 핵심자질로 강조되었다. 사회문화체계의 수평화 패러다임  이것은 바로 세상의 가치체계가 변했다는 것을 상징하고 있다.

사회문화가 수직적인 권위주의 패턴에서 수평적인 인간존중 패러다임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복종과 규율이 지배하던 병영사회조차도 기성세대들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이제는 병사들에 대한 인격적 대우를 중시해야 하는 세상이 되어 있다.

우리사회가 모든 부문에서 겪고 있는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세대 간, 곧 과거 아날로그시대와 현대 디지털시대 주역들 간의 가치관의 충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우리사회를 이끌어가는 지도층들은 과거의 가치관 속에서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이 굳어진 계층들이다.

이러한 가치관 상충이 우리사회를 갈등과 대립, 그리고 이탈의 궤도로 내몰고 있다. 가정, 조직, 사회, 국가에서 여전히 통용되는 권위와 지배의 행태가 구성원들 간의 상호 신뢰를 깨고 소통을 가로막는 장벽이 되고 있다.

작년부터 가정에서 중년의 이혼율이 오히려 젊은 세대들의 이혼을 앞서기 시작했다는 통계는 우리사회 인식의 변화를 단적으로 대변한다. 그동안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던 가장들의 권위주의에 여성들이 반기를 들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전통적이고 보수성이 강했던 한국 기성세대 여성들조차 더 이상 남성들의 독선과 장악을 수용하지 못해 가정해체를 선택하고 있는 추세라는 것은 우리에게 엄중한 의미를 던져준다. ‘리더십’과 ‘헤드십’은 엄연히 달라 이제 21세기 새롭게 전개되는 변화의 시대를 이끌 동력은 진정한 리더십(leadership)이다.

과거의 권위주의 헤드십(headship)을 리더십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우리사회가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지도력, 그것은 리더십의 전문가인 마샬 로브와 스티븐 킨델이 말하는 ‘리더십의 세 가지 요소’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리더십이란 첫째, 다른 사람들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 힘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비전을 이해시켜 공감을 끌어내고 그것을 실현시키도록 하는 능력이다.

둘째, 상대방의 의견을 귀담아 듣는 태도다. 조직을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타당한 의견과 생각을 경청할 수 있는 포용성을 가져야 한다.
 
셋째, 자신의 필요에 앞서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는 아량이다. 이것은 보다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기의 것을 양보할 수 있는 용기를 의미한다.

이제 세상은 촌각을 다투며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 변화의 물결에 맞춰 개인이나, 조직이나, 사회국가가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바꾸지 않으면 21세기 경쟁력을 따라갈 수가 없다. 구성원이 동참하지 않는 가정이나, 조직이나, 사회국가는 진전은커녕 겉돌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전라북도 공무원노조의 베스트 간부공무원 선정은 리더십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게 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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