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평가공청회

▲ 16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 평가공청회가 열렸다.

전주국제영화제를 대안영화의 집산지뿐 아니라 확산, 생산지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영화제 발전을 위해서는 영화제 측과 지역의 신뢰관계 구축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16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린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 평가공청회에서 김영진 수석프로그래머는 “칸 영화제에 출품된 예술영화를 시장에서 받아주는 이유는 ‘칸 영화제’라는 브랜드가 영향력이 있기 때문이다”며 “전주에서 소개된 독립영화들이 산업적으로 뻗어나가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주국제영화제를 상징하는 키워드인 대안, 디지털, 독립영화 등의 어휘는 이제 더 이상 신선하지 않다”고 전제하면서 “매체가 빠르게 변하고 있는 지금 영화제는 확장과 고립 사이에서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필버그의 영화 ‘링컨’조차 극장개봉이 힘들 만큼 상황이 악조건인 이 시대에 전주국제영화제는 패러다임을 전환해야한다”며 “미학적 진취성이 미학적 게토를 낳는 게 아닌, 산업적으로 확장성을 갖는 길은 무엇일까를 앞으로 일년동안 고민해보고 구체적인 프로그래밍으로 실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상용 프로그래머는 “올해 영화제 기간 전년도 영화제와 비교하는 시각이 많아 매우 부담스러웠다”며 “현 영화제의 과감한 선택이 신뢰 안에 이어져 나갈 수 있도록 지역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전주국제영화제가 지역의 축제가 아니라 영화라는 보편적 매체를 통해 거듭나는 보편적인 영화제가 되기 위해서는 과거의 모습을 버릴 수 있는 과감성과 결단성이 있어야 한다”며 관성적인 모습을 버리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부산이나 유수한 영화제처럼 마켓도 있고, 공연도 있고, 이벤트도 벌이는 곳이 아니라 좀 조용한 영화제로 자리잡는 것이 더 좋다”며 타 영화제와 단순 비교하기보다는 전주에 맞는 영화제를 만들어 나갈 것을 주장했다.

한편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은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도내 거주자와 타지 거주자들 시각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인석 예원예술대 교수가 수행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영화제에 대한 관람객의 평점’은 전북권 거주자들은 77.27점의 평균 평점을 매긴 반면 타지 거주자들은 73.89점을 기록, 도내 거주자들이 좀 더 호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세계적 영화제로 발전하기 위한 노력’을 묻는 질문에도 도내 거주자들은 수준 높은 부대행사를 많이 요구한 반면 타지 방문객들은 다른 영화제와의 차별성들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이병재기자 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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