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드라마 제조기' 김종학(62) PD가 23일 자살한 배경에는 SBS TV 드라마 '신의' 출연료 미지급 사태가 있다.

고인의 지인은 "김 PD가 '신의' 출연료 미지급과 관련해 굉장히 고통스러워했다. 수사를 받는 것에 대한 심리적 압박도 컸다"고 전했다.

고려시대의 무사와 현대 여의사의 시공을 초월한 사랑이야기인 '신의'는 탤런트 김희선(36)의 6년 만의 복귀작, 한류스타 이민호(26)의 출연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몰이에 성공했다. 100억원대 제작비 투입과 김 PD가 5년 만에 다시 메가폰을 잡은 퓨전사극으로 제2의 '태왕사신기'를 기대케 했다.

8월13일 첫 방송을 9.4%로 출발한 '신의'는 2회 만에 10.3%를 올리며 상승세를 타는 듯 했지만 줄곧 10%초반대에 머물렀다. 6회에서 12.2%로 최고시청률을 찍기도 했으나 결국 한 자릿수 시청률로 추락했다.

기대에 못 미친 시청률은 바로 금전문제로 이어졌다. 지난해 10월31일까지 밀린 출연료를 주기로 했지만 스태프, 단역은 물론 주·조연에게도 지급하지 못했다. 결국, 지난 2월 제작사인 신의문화산업전문회사 대표가 고소당했고, 이 과정에서 김 PD가 제작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외에서 드라마와 영화를 기획 중이던 김 PD는 5월에 귀국,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김 PD가 제작비 용도로 썼다고 주장하는 200억원에 대한 영수증을 압수해 배임 및 횡령 혐의를 물었다.

김 PD는 '신의' OST 판권을 경쟁 판매하겠다며 여러 곳에서 대금을 받은 '사기' 혐의로도 서울강남경찰서의 조사를 받아왔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OST제작사 판권 소유 이중계약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경찰은 김 PD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지만 김 PD는 혐의를 부인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PD는 23일 오전 10시18분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의 고시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김 PD는 고시텔 방안 침대 위에 누운 상태였으며 욕실에는 연탄불이 피워져있었다. 외상이나 외부 침입 흔적은 없었다.

현장에서 발견된 A4용지 4장 분량의 유서에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신의' 출연료 미지급 문제와 관련해 배임·횡령·사기 혐의를 조사 받은 내용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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