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맛집 정읍 '선비향'

▲ 김귀옥대표는 제철에 나는 농산물로 화학조미료나 첨가물 없이 정성을 다해 건강한 밥상을 만들고 있다.

농가맛집이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다양한 문화와 전통이 살아있는 농촌의 슬로푸드와 휴양을 할 수 있는 힐링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농가맛집은 농업기술원에서 육성하는 일반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기존의 음식점과 달리, 전통방식으로 지역의 향토음식을 옛적 할머니와 어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건강한 밥상을 기본으로 하여 식재료와 음식에 담긴 이야기, 추억 등 스토리가 있고 음식과 농촌생활 문화를 체험하며 아름다운 농촌경관과 더불어 휴양을 제공하는 힐링 공간이다.
 

농가맛집은 도내에 8개소가 있다. 이중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로 시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손맛을 곁들여 자연에서 얻은 소중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농촌 레스토랑, 농가맛집 ‘선비향’을 다녀왔다.

‘선비향’은 정읍시 산내면 두월리에 있는 농가맛집으로 폐교를 개조하여 만든 곳이다. 이곳을운영하는 농가맛집 주인장 김 귀옥 대표를 만나 손맛 이야기를 들어봤다.(편집자주)  

제일 먼저 선비향에 들어서면 아담한 옛 학교임을 알 수 있다. 학교 형태는 그대로 남기로 체험공간에 맞춰 건물 내부를 새롭게 리모델링했다. 서예 작가인 김귀옥 대표의 남편의 솜씨가 건물 입구에서부터 내부까지 속속 들여다 볼 수 있는 운치 있는 곳이다.
 

김귀옥 대표는 결혼과 함께 시부모님과 함께 살았다. 시부모님과 함께 살았던 3년 동안 나물과 장아찌, 자반, 부각 등 반찬류와 시절음식, 음료, 한과 등을 배웠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중용과 절제의 정신이 담긴 음식 조리법을 배웠다.

분가하면서 전주에 살았지만, 시어머님과 살던 시골생활을 잊지 못해 2000년 3월에 이곳에 정착했다. 처음에는 자본도 부족하고, 김귀옥 부부가 하는 일에 대해 공감하는 사람도 없어 힘들었다고 한다.
 

그 당시 농촌체험이라는 것도 보편화 되지 않아 어려울 때, 특히 딱딱하고 꼬장꼬장한 선비문화로 체험을 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김귀옥 대표는 여장부였다. 감당하기 어려운 자금문제와 체험교육을 하면서 했던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단 한번도 광고하지 않고 오로지 손맛과 체험프로그램 개발 등으로 지금의 ‘선비문화체험관’과 ‘농가맛집’을 이뤄냈다.
 

자연 그대로 즐기는 ‘선비밥상’은 오랫동안 숙성시킨 깊은 음식맛을 볼 수 있다. 직접 담근 된장과 고추장과 지역 대표 농산물인 질경이, 가죽임, 양하 등으로 만든 장아찌와 계절에 따라 반찬 가짓수와 종류가 달라진다.

상차림은 선비일품밥상과 선미이품밥상이 있다. 선비일품밥상은 한우 불고기로 차려지고, 선비이품밥상은 돼지 불고기가 나온다.

상차림 후에는 후식으로 천연재료로 만든 다식과 매작과, 동치미 무정과, 그리고 밤, 대추, 석이버섯을 넣어 만든 유자꾸러미가 흥미롭다. 모두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을 이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선비향에서는 체험이 가능하다. 천연매작과 만들기, 다식찍기, 정과만들기 등 주로 옛 우리 과자 만들기와 메주만들기, 전통 고추장 담그기, 떡메치기, 두부만들기 등이다. 이것도 모두 시어머니께 전수 받은 기술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일궈냈다.

김귀옥 대표는 걱정이 많다. 시어머니께 음식을 배울 때도 “음식이 바르면 자손이 바른 것이라.” 라 배웠지만 음식에 대한 나의 생각을 키워 가면 갈수록 ‘음식으로 품성을 기른다.’ 는 생각이 절실해지고, 많이 오염된 현대 우리의 식생활문화가 안타깝다.

또한 어린 학생들이 삶의 중심을 잡지 못하고 생활의 질서가 없는 것을 보면 가정의 생활문화가 무너졌음은 물론, 최소한의 음식문화와 밥상문화마저도 무너지고 있음에 조급해진다.

아니 그보다 더 조급해지는 것은, 어느새 우리의 생활 문화가 이렇게 무너지고 있다는 것조차 우리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여 전혀 모른 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또 하나 할 일이 생겼다.

지금까지 비정기적으로 체험 교육 요청이 있을 경우에만 하던 체험교육을 앞으로는 정기적으로 우리 생활문화 체험과 아울러 제대로 된 통과의례 음식과 문화를 전하기 위해 돌잡이, 작명례, 접빈례, 성년례, 수연례 등을 재현하고 이에 따른 음식 문화와 천, 지, 인 조화를 맞춘 음식 원리로 세상과 더불어 함께 하고자 한다.

김귀옥 대표는 제철에 나는 농산물로 화학조미료나 첨가물 없이 정성을 다해 요리한다면 그것만큼 건강한 밥상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선비향에서는 일체의 화학조미료나 첨가물을 쓰지 않고 우리의 음식철학에 맞춰 조리한 약식동원 음식을 체험하고 맛 볼수 있는 공간으로 우리의 맛과 멋이 어우러진 삶을 느낄 수 있는 생활문화 공간으로 가꾸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농가맛집은 이제 단순히 단순히 먹을 거리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음식맛은 기본, 웰빙을넘어 힐링을 테마로 운영되고 있다.

내림솜씨의 착한 음식, 농촌생활문화체험, 그리고 자연과 함께하는 ‘치유’의 공간으로 여름 나들이 최적지가 아닌가 한다.

/김완수 기자 kimws9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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