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평일기 전 4권 완간

전북대학교 쌀‧삶‧문명연구소 SSK개인기록연구실(책임연구원 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 이정덕 교수)이 2년 동안의 작업을 거쳐 개인기록 연구총서 󰡔창평일기󰡕 3, 4권(도서출판 지식과 교양)을 출간했다.

이번 출간은 지난 해 1, 2권을 출간한 데 이어 1년 만에 이루어진 것으로, 2,000여 쪽에 달하는 󰡔창평일기󰡕 전 4권이 완간되었다.

'창평일기'의 저자는 임실군 신평면에서 태어나서 일생을 마친 고 최내우(崔乃宇, 1923~1994)옹이다. 최 옹은 1969년 첫날부터 1994년 6월 17일까지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자신의 일상생활을 일기에 꼼꼼하게 기록하였다.

약 26년에 걸쳐 기록된 최 옹의 일기에는 당시 농촌지역 주민들의 생활과 영농활동, 그리고 사회적 관계 전반에 관한 내용들이 세세하고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이번에 출간된 󰡔창평일기3󰡕, 󰡔창평일기4󰡕는 주로 1980년대의 변화를 다루고 있다.

'창평일기3'에 포함된 ‘1980~90년대 농정과 농촌변화’, ‘근대적 시공간의 형성과 농촌사회의 변화’, ‘1980년대 생활과 생활권의 변화’, ‘개발 이후의 개발’, ‘농가사업과 생활환경’, ‘촌락사회의 조직’, ‘가족, 친척, 조상숭배’, ‘언어생활의 변화’ 등은 이러한 상황을 기반으로 다양한 변화들이 1980년대 한국 농촌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SSK개인기록연구실은 지금까지의 역사와 사회연구가 주로 공식기록에 의존함으로써 지역 및 마을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을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일기, 회고록, 편지, 사진, 메모 등의 개인기록을 통해 한국사회의 압축적 근대화가 일상생활 영역에서 어떻게 드러나지는지를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미 경기도의 󰡔평택 대곡일기󰡕와 경상도의 󰡔김천일기󰡕를 수집하여 읽고 분석하는 작업을 시작하였으며 비교연구를 위한 분석틀을 정립하기 위하여 일기의 내용을 계량화하는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SSK개인기록연구실은 앞으로 전라도, 경기도, 경상도의 일기를 비교 분석함으로써, 개인의 생활세계를 구성하는 종합적인 삶의 영역에서 나타나는 근대성의 특징을 규명할 계획이다.

향후 연구팀은 국내 지역 간 비교, 그리고 동아시아 국가 간 비교로 연구 범위를 확장해 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서 궁극적으로 서구와 다른 동아시아의 근대화를 해명하고 궁극적으로 서구중심적 근대 개념을 해체․재구성하는 방법론의 정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정덕 교수는 “아무쪼록 조그만 출발이지만 세계적 연구로의 발전의 발판으로서, 그리고 한국현대사를 연구하는 분들에게도 압축성장을 매개로 한 압축근대성의 현장에 대한 생생한 자료로서, 기여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 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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