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역사박물관 '조선여인의 삶' 특별전

▲ 칠산군의 자녀들이 재산을 분배하면서 작성한 것으로 아들과 깔이 동등하게 재산을 상속받는 내용을 담은 '동북화회임의(보물 제718호)'.

여자는 태어나서 아버지를 따르고, 시집을 가서는 남편을 따르며, 남편이 죽으면 아들을 따른다는 삼종지도(三從之道)는 조선시대 여성의 지위를 말해준다.

하지만 남편도 부인에게 존대어를 썼던 조선시대. 출가한 딸도 아들과 동등하게 재산상속을 받고, 아들과 딸이 돌아가며 제사를 모시는 모습. 바로 16세기까지 조선의 풍경이다.

조선시대여인의 출생부터 삶의 모습, 사회적 지위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조선여인의 삶’ 특별전이 전주역사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특별전은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을 비롯한 도내 6개 기관이 한국박물관협회가 주관하고 기획재정부가 후원하는 복권기금을 지원받아 마련한 것. 이번 전시는 전주역사박물관 2~3층 기획전시실 100여 평을 차지하는 대형전시이다.
 

▲ 사인교

총 3부로 구성된 전시는 1부 ‘출생과 혼인’, 2부 ‘가사와 생활’, 3부 ‘흔들리며 핀 꽃’으로 나뉜다.

1부에서는 축복받지 못한 탄생과 어머니에게 배운 여성교육, 여성의 성인식인 계례와 가문대 가문의 만남 혼례, 어머니로서의 본분인 잉태와 육아, 부부간의 애틋한 사랑 등 여성의 출생과 혼인을 보여준다.

2부는 안살림을 책임졌던 안방마님, 여성의 의상과 장신구, 여가와 놀이 등 가사와 생업을 보여주며, 마지막 3부에서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조선이 요구한 여인상, 시대의 규제와 억압을 문학으로 승화시킨 여인들을 만날 수 있다.
 

▲ 은장도

주요 유물로는 우암 송시열이 출가하는 큰딸을 위해 지은 것으로 시부모 공양, 시댁의 화목, 자식 교육, 의복과 음식 등 현모양처로서 여성이 지켜야할 도리를 20개 항목으로 정리한 ‘우암선생계녀서’와 칠산군의 자녀들이 재산을 분배하면서 작성한 것으로 아들과 딸이 동등하게 재산을 상속받는 내용을 담은 ‘동북화회입의(보물 제718호)’이 있다.

또 조선시대 가장 오래된 여성 필적인 ‘설씨부인 권선문첩(보물 제728호’), 가양주, 마늘장아찌 등 음식 만드는 방법이 기재된 ‘한글 음식 방문’등이 있다.

이번 전시는 특히 다문화가정과 문화소외계층에게 문화향유를 제고할 수 있도록 8월부터 10월 중에 이들을 대상으로 전시설명과 한지함만들기, 매듭공예, 간찰(편지)쓰기 등의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한다다.

한편 특별전 참여관은 전북대박물관(관장 이태영)․원광대박물관(관장 장준철)․어진박물관(관장 이동희)․전주한지박물관(관장 주우식)․예수병원의학박물관(관장 장영택)이다.

전시는 11월 3일까지.

/이병재기자 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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