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티벌을 완성하는 것은 관객이다. 17, 18일 양일간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19 시티브레이크'는 페스티벌의 첫날부터 이를 증명했다.

'뮤즈' '림프비즈킷' '화이트 라이즈' '이기 & 더 스투지스' 등이 무대에 오른 이날 '시티브레이크'에는 3만5000명(주최측 추산)의 잘 노는 관객들이 모여 페스티벌을 완성했다.

'컬처 스테이지'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림프비즈킷'에게 한국팬들은 낯익었다. 2003년 단독콘서트, 2009년 'ETP 페스티벌'과 단독공연에 이어 네번째로 한국 팬들을 만났다. 1997년 데뷔 후 17년이 지났지만 보컬 프레드 더스트(43)의 빨간 모자, 기타 웨스 볼랜드(38)의 기괴한 복장, 열정적인 무대 매너는 그대로였다.



'롤링(Rollin')'으로 달아오른 '컬처 스테이지'는 마지막 곡 '브레이크 스터프(Break Stuff)'까지 식지 않았다. '마이 제너레이션(My Generation)' '리빙 잇 업(Livin' It Up)' 등의 히트곡과 '너바나'의 '스멜스 라이크 틴 스피릿(Smells Like Teen Spirit)', 'R.A.T.M.'의 '킬링 인 더 네임(Killing In The Name)' 등의 카피 곡으로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관객들은 점핑과 슬램을 반복하며 온몸으로 그들의 음악을 즐겼다.

프레드는 공연 내내 관객과 소통했다. 대표곡 '누키(Nookie)' 무대에서는 관객과 무대 사이를 구획하는 펜스에 올라타 거친 목소리로 '대한민국'을 외쳐 관객들의 박수를 유도하는가 하면, '페이스(Faith)' 때는 여성 관객 30여명을 무대 위에 올려 함께 무대를 꾸렸다. 공연이 끝날 무렵에는 '리얼리(Really)'를 십수 번 반복하며 한국팬들에게 애정을 표하기도 했다.



2009년 'ETP 페스티벌' 당시 흥에 취한 관객들의 파도타기 응원으로 절반의 성공에 그쳤던 퍼포먼스를 이날 성공하기도 했다. 프레드는 '테이크 어 룩 어라운드(Take A Look Around)' 간주 때 관객들을 자리에 앉힌 뒤 모든 악기와 보컬이 폭발하는 시점, 단체 점핑과 슬램을 유도해 장관을 연출했다.

1시간 동안 격정적으로 '림프비즈킷'의 공연을 즐긴 관객들이었지만 '슈퍼 스테이지'에 오르는 '뮤즈'에 대한 기대감으로 스테이지를 옮기는 발걸음은 경쾌했다. 올림픽 주경기장의 넓은 대지는 관객들의 분주한 걸음으로 금세 차올랐고 헬리캠은 공중에서 그들의 모습을 담느라 바빴다.

주경기장의 모든 불빛이 꺼지자 환호성은 극에 달했다. 뮤즈는 '슈프리머시(Supremacy)'에서 '나이츠 오브 사이도니아(Knights of Cydonia)'까지 20여 곡의 무대를 선보이면서 "사랑해요 서울" "한국에 다시 와서 좋아요" "너무 멋져요. 감사합니다" 등의 우리말로 애정을 표했다. 애국가를 기타로 연주하는 성의도 보였다.

'뮤즈'의 월드 투어 무대를 그대로 옮긴 거대한 규모의 무대, 당장 DVD로 발매해도 될 법한 영상이 주경기장의 뒤편에 자리한 관객들의 관람권까지 보장했다. 보컬 겸 기타 매튜 벨라미(35)는 무대 좌우를 전력 질주하는가 하면 무대에 누워 기타를 연주하는 등 열정적인 무대로 관객들을 들썩이게 했다.



'슈퍼매시브 블랙홀(SuperMassive Black Hole)' '플러그 인 베이비(Plug In Baby)' '매드니스(Madness)' '타임 이스 러닝 아웃(Time Is Running Out)' 등의 곡이 이어지는 동안 관객들은 쉼 없이 점핑과 '떼창'을 반복했다. 메튜도 박수로 박자를 유도하는가 하면 마이크를 자주 객석에 넘겨 관객들과 호흡했다.

'림프비즈킷'과 '뮤즈' 두 공연은 모두 앙코르 무대 없이 끝나 아쉬움을 남겼다. 대신 관객들은 칼 같이 지켜진 공연시간으로 뮤지션들의 공연의 시작을 놓치지 않았고 대중교통을 활용, 귀가할 수 있었다.

한편, 이날 '뮤즈'와 '림프비즈킷'은 각각 '메탈리카'의 '마스터 오브 퍼핏스(Master of Puppets)' '엔터 샌드맨(Enter Sandman)' 메인 리프를 연주했다. '메탈리카'는 18일 밤 9시 '슈퍼 스테이지'에 오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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