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경찰청 자체 힐링캠프 운영

▲ 전북지방경찰청은 지난 1월부터 '심리치료과정'을 신설해 경찰의 심리검사와 건강 및 스트레스 관리, 미술치료 등을 진행하고 있다.

과중한 업무와 끔찍한 사건·사고현장 처리 등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비롯한 경찰관들의 업무 스트레스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19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현재 중증질환으로 투병중인 전북경찰은 현재 20여명에 이른다. 하루 24시간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경찰은 주·야 교대를 통해 상시 근무에 임하고 있다.

또 긴박한 상황에 따라 비상근무 및 휴일근무에 나서는 등 열악한 근무환경에 놓여 있다. 지구대와 파출소는 평균 7~8명의 경찰관들이 3-4교대로 근무하면서 112신고 사건처리, 범죄예방·검거, 미아·가출인 업무, 주취자 보호, 각종 민원업무처리까지 맡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실제 일선의 경찰공무원들은 사건과 사고를 처리하는 업무 환경 속에서 감당하기 벅찬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띤 경찰이 정작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 국회 국정감사에서 경찰청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경찰 10명 중 4명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경찰청이 올해 6월 전국 경찰 2만6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 경찰관 스트레스 조사’ 결과 1만4천271명의 응답자 중 37.2%에 달하는 5천309명의 경찰관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83명은 환각과 악몽 등에 시달리는 심각한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보유자도 1천569명(11%)에 달했다.

결과적으로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48.2%) 경찰관이 현재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거나 보유자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 정부의 지원은 현재 부족한 실정. 이에 전북경찰청이 경찰관의 업무 스트레스 해소와 심리의 상처 치유에 나섰다. 지난 1월부터 운영중인 심리치료(힐링캠프) 프로그램이 바로 그것이다.

경찰은 전북지방경찰학교에 ‘심리치료과정’을 신설해 심리검사와 심리평가, 건강 및 스트레스 관리, 미술치료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프로그램은 불규칙한 생활과 심리적 외상에 지속 노출된 경찰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이를 통해 긍정적인 마인드로 변화시킴으로써 현장대응능력을 배양하고자 마련됐다.

감정노동 22위에 해당 될 만큼 작지 않은 업무스트레스를 마주하고 있는 직원들을 위해 전북경찰청은 가족의 참여도 유도하고 있다.

힐링캠프에 참여한 대부분의 경찰관은 지구대, 파출소, 112 지령실 등 대민접점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그 배우자 등 가족이 함께 참여함으로써 서로의 마음을 읽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북경찰청은 전북도광역정신보건센터 심리상담사를 초청해 개별적으로 스트레스 지수, 피로도 등 자율신경균형검사를 측정하고 상담도 병행하고 있다.

수년간 수사 업무를 담당해온 한 경찰관은 “강력 범죄 현장과 피해자를 접하다 보면 그 잔상이 생각보다 오래 기억에 남는다”며 “심한 경우는 한동안 악몽에 시달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심리치료에 참여한 그는 심리치료사의 상담과 치료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되찾아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경찰관의 아내 이모(48·여)씨는 “남편이 심리적 외상과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 힐링캠프를 통해 알게 됐다”며 “스트레스를 받는 남편을 이해하며 가정에서 편히 쉴 수 있도록 배려 해야겠다”고 말했다.

권미자 교육계장은 “직원들의 정서적 안정을 꾀함으로써 건강한 치안역량을 유지하고 직원들의 업무 집중도와 대민 만족 향상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홍익태 전북청장은 “업무특성상 불규칙한 생활과 심리적 외상에 노출돼 있는 경찰이 건강한 심신을 회복하도록 노력하겠다”며 “건강한 경찰만이 도민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는 만큼 심리치료를 통해 더욱더 건강한 전북경찰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성은기자 eu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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