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손윤숙 발래단 창작모던발레 'off the record'

2013년 9월 5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에서 이루어졌던 손윤숙 발레단의 창작모던발레「off the record」는 우리 삶 깊이 숨겨져 있는 각기 다른 사랑의 이야기들 즉, 순수하고 청순하기만 한 사랑으로부터 방황과 갈등, 좌절을 겪고 되풀이되는 숭고한 사랑 이야기에 대한 것이었다.

무대디자인의 백조 날개 깃털들은 각기 다른 사랑 이야기를 상징적으로 표현해주기에 충분하였으며, 특히 화이트 댄스 플로어는 하얀 도화지위에 그려질 사랑이야기의 다양한 칼라를 성공적으로 담아내었다.

담아낸 다양한 그림들은 화이트, 블루, 그린, 레드 등으로 표현되었으며, 이러한 컬러들은 우리 삶 깊이 앉아 잠수된 상태에서 속삭이고 있는 우리들의 숨겨진 사랑 이야기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안무의 구성은 대칭과 비대칭이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특히, 갈등과 방황부분에서는 남성무용수들의 분출되고 허황된 욕망의 표현을 파워풀하고 다이나믹한 움직임으로 관객에게 선보였다.

또한 작품의 말미에 흘러나오는 ‘볼레로(Bolero)’의 선율은 하나의 테마를 중심으로 악기가 하나씩 추가돼 음악을 확장시키는 인상주의 명곡으로서 마치 인생의 순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과 같이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삶속에서 만나는 사랑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듯하였다.

무용수들은 볼레로의 음악에 맞추어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안무구성의 한 방법인 캐논의 형식을 이용하여 폭발적이고 다이나믹한 동작으로 표현하였으며, 표출되는 에너지는 관객들로 하여금 작품 결말을 고조된 하나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로 맛 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지방의 발레인구의 축소라는 고민에 대한 명확한 대안을 제시한 손윤숙 발레단의 창작모던발레「off the record」는 고전발레 테크닉을 해체시킨 감각적이고 모던한 움직임으로 작품을 조화롭고 정교하게 조합시켜 표현력을 극대화 시켰다.

앞으로 발레의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손윤숙 발레단의 모던 발레의 창의적 안무 창조로 전라북도 무용예술의 발전에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리라 기대해본다.

/전북대학교 예술대학 무용학과 겸임교수 최재희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