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만한 곳 / 재래시장 추석맞이

▲ 추석을 6일 앞두고 시장 상인들이 손님 발길이 이어지길 기대하며 대목준비에 한창이다.

"모처럼 대목인데 미리미리 준비해야죠."

추석을 6일 앞둔 시장 상인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 11일 오전 전주시 모래내 전통시장은 대목을 준비하는 상인들의 분주한 모습으로 활기를 띠었다.

이른 시간이라 시장 안은 상인들이 대부분 이었지만 물건을 쌓고 나르는 소리로 여느 때 보다 북적였다.

현지에서 공수한 각종 건어물과 생선, 지역에서 생산된 각종 채소와 과일, 떡과 전 등 차례상에 올릴 제수용품 등이 상점 가판에 차곡차곡 쌓여갔다.

경기침체와 인근 대형마트 등으로 평소 쏠쏠한 재미는 없었지만 올 추석에 한 번 만회해 보겠다는 희망도 상인들 가슴속에 채워지고 있었다.
 

시장 입구에서 생선가게를 하는 한 상인은 평소와 똑 같이 상점 문을 열고 준비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얼굴빛은 기대감으로 가득찼다 떡집을 운영하는 김명자(45·여)씨도 쌀·찹쌀·콩 등 재료를 미리 다 구입해 추석 준비를 완료했다.

떡을 맛있고 이쁘게 만들어 팔 일만 남았다며 손님들이 시장으로 많이 몰리기만을 바랬다. 전집을 하는 이숙희(59)씨는 평소 보다 계란과 밀가루를 두 배 이상 떼다 놓고 딸과 남편 등 가족을 총 동원해 대목을 잡겠다고 했다.

상인들 저마다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지만 한 켠에는 걱정도 묻어 나왔다. 계속된 경기침체와 물가 상승, 동네마다 들어선 대형마트 등으로 손님들 발길이 부쩍 줄었기 때문이다.
 

발품을 팔며 싼 값에 좋은 물건을 찾으려는 소비 풍도가 어느덧 대형마트에 밀려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 됐다.

재료값은 오르지만 그렇다고 가격을 올리면 기존 손님까지 끊어질까 우려해 포장 단위를 소포장으로 바꾸고 이윤을 적게 남겨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한 건어물집 사장은 "남는 게 적어도 많이 팔리면 어느 정도 돈이 되지만 갈수록 시장을 찾는 사람들은 줄어들고 있다"고 걱정했다.

한 떡집 사장도 "재료값이 올라 물건 값을 올리면 '비싸다'는 반응이 바로 나온다"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평소 매출만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경영진흥원이 최근 조사한 추석 제수용품 비용조사에 따르면 4인 가족 기준으로 전통시장(19만3018원)이 대형마트(24만9950원)보다 5만7000원 더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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